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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군포로의 귀환을 밝히는 길

2026-06-06 08:42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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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없는 탑 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가

대전 현충원에 있는 귀환을 밝히는  탑 모습  625국군포로유족회 제공
대전 현충원에 있는 '귀환을 밝히는 탑' 모습 - 625국군포로유족회 제공

대전 국립현충원 한쪽에는 크지 않은 공간이 조성되어 있다. 화려하지도 않고, 웅장하지도 않다. 그러나 그곳에는 결코 작지 않은 역사의 무게가 서려 있다. 미귀환 국군포로의 귀환을 밝히는 길, 돌아오지 못한 이들의 귀환을 기다리는 자그마한 탑과 공간이다.

현충일을 맞아 무거운 마음으로 고개를 숙인다. 조국을 위해 싸웠고, 전장에서 포로가 되었으며, 끝내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무명의 영웅들이다. 그들은 전사자로도, 귀환자로도, 온전히 기록된 영웅으로도 제대로 기억되지 못한 채 긴 세월을 견뎌야 했다. 전쟁은 끝났다고 말하지만, 그들의 시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휴전선 북쪽 어딘가에서 생을 마감했거나,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채 역사의 어둠 속으로 밀려난 수많은 국군포로들의 아픔은 아직 우리 곁에 남아 있다.

그러나 그 탑 앞에서 가장 가슴 아픈 것은, 돌아오지 못한 영웅들의 이름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나라를 위해 청춘을 바쳤고, 포로가 된 뒤에도 대한민국 군인이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았던 이들의 이름이 정작 대한민국의 기억 속에서는 너무 오래 비어 있었다. 그 빈칸은 단순한 명단의 공백이 아니다. 국가가 다하지 못한 책임의 공백이며, 우리 사회가 외면해 온 기억의 공백이다.

국군포로는 단순한 전쟁의 피해자가 아니다. 그들은 대한민국을 지키다 포로가 된 군인이다. 자유를 지키기 위해 전선에 섰고, 돌아오지 못한 뒤에도 가족과 조국의 기다림 속에 남아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이름은 통계가 아니라 삶이며, 숫자가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역사다. 어느 누군가의 아버지였고, 아들이었고, 형제였으며, 끝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대한민국의 군인이었다.

이제 우리는 물어야 한다. 왜 그들의 이름은 아직도 충분히 불리지 못하고 있는가. 왜 우리는 미귀환 국군포로 문제를 과거사의 한 귀퉁이에 밀어두고 있는가. 왜 조국을 위해 싸운 이들의 마지막 존엄을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일에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려야 하는가.

현충일은 단지 꽃을 바치고 묵념하는 날이 아니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이들에게 국가가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다시 묻는 날이다. 특히 미귀환 국군포로 앞에서 현충일은 더 무거운 의미를 갖는다. 그들은 아직 돌아오지 못했다. 그들의 유해도, 기록도, 이름도, 명예도 완전히 돌아오지 못했다. 그렇다면 우리의 추모도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언젠가 그 탑에 영웅들의 이름 하나하나가 새겨져야 한다. 이름 없이 기다리는 빈 돌판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끝내 잊지 않은 사람들의 이름으로 채워져야 한다. 어느 전선에서 포로가 되었는지, 어느 수용소와 광산과 오지에서 고통을 겪었는지, 어떤 가족을 남겨두고 돌아오지 못했는지, 그들의 삶과 희생이 가능한 한 기록되어야 한다. 이름을 새기는 일은 단순한 조형사업이 아니다. 그것은 국가의 기억을 복원하는 일이며, 늦었지만 마땅히 해야 할 예우다.

우리는 그 이름들을 기억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찾아야 한다. 생존자와 유족의 증언을 모으고, 정부 기록을 정리하며, 북한에 억류되었거나 그곳에서 생을 마감한 국군포로들의 실태를 끝까지 추적해야 한다. 국군포로 문제는 과거의 일이 아니라 현재의 국가 책임이다. 돌아오지 못한 이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나라는, 앞으로 나라를 위해 헌신할 이들에게도 온전한 믿음을 줄 수 없다.

자유대한민국은 그들의 희생 위에 서 있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는 결코 저절로 주어진 것이 아니다. 누군가는 전장에서 피를 흘렸고, 누군가는 포로가 되어 기나긴 고통의 세월을 견뎠으며, 누군가는 끝내 이름 없는 침묵 속에 묻혔다. 그 침묵을 깨우는 일은 오늘을 사는 우리의 몫이다.

대전 현충원의 작은 탑 앞에서 우리는 다짐해야 한다. 기다림은 끝나지 않았다. 기억도 끝나지 않았다. 돌아오지 못한 국군포로들의 이름이 언젠가 그 탑에 하나하나 새겨질 때까지, 우리는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그 이름들이 대한민국의 역사 속에 온전히 돌아올 때까지, 국가는 멈추지 말아야 한다.

현충일의 참된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영웅을 기억하는 나라, 포로가 된 군인까지 끝까지 책임지는 나라, 이름 없는 희생을 이름 있는 명예로 되돌려 놓는 나라. 그것이 우리가 지켜야 할 대한민국의 품격이다.

돌아오지 못한 영웅들이여, 우리는 당신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당신들의 이름은 반드시 불려야 하고, 반드시 새겨져야 하며, 반드시 대한민국의 기억 속에 돌아와야 합니다.

<論 說 委 員 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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