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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서 중국인 또 간첩 혐의 체포

2026-05-18 21:21 | 입력 : 장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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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극권 위성·군사 인프라 겨냥한 중국 정보전 우려 확산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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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국내 보안당국이 자국 북부 지역에서 불법 정보활동을 시도한 혐의로 중국 국적 남성을 체포했다.

불과 며칠 전 중국 국적 여성이 노르웨이 위성자료 탈취 의혹으로 체포된 데 이어 또다시 중국인이 간첩 혐의로 구금되면서, 북극권을 둘러싼 중국의 정보활동에 대한 유럽 안보당국의 경계심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노르웨이 국내 보안국, 즉 경찰보안국(PST) 대변인 에이리크 베움은 이 중국인 남성이 지난 15일 노르웨이 북부 노를란주 경찰에 체포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 남성이 “노를란 카운티에서 불법 정보활동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으나, 구체적인 활동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노르웨이 법원은 17일 이 용의자에 대해 4주간 구금을 명령했다. 용의자 측 변호인은 노르웨이 통신사 NTB에 “의뢰인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단발적인 형사 사건으로 보기 어렵다. 노르웨이 당국은 이미 지난 7일 중국 국적 여성을 위성 데이터 관련 간첩 혐의로 체포한 바 있다. 당시 PST는 노르웨이에 등록된 회사가 사실상 엄폐물로 이용됐으며, 중국의 국가 행위자가 극지 궤도 위성 데이터를 내려받기 위한 수신소를 설치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수색 장소 가운데 한 곳은 북극권 북쪽 안도야섬으로, 이곳에는 로켓 발사장과 무기 시험 관련 시설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위성 데이터 사건은 노르웨이 안보 환경의 취약 지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장비는 대형 위성 수신 장비였으며, PST는 이 장비가 단순 기상자료 수집용이라는 설명에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도야는 우주산업과 군사·방위 활동이 교차하는 전략적 지점이어서, 외국 정보기관이 위성자료·통신·감시 정보를 확보하려 할 경우 노르웨이의 국가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노르웨이 정보기관들은 최근 몇 년간 중국과 러시아를 주요 정보위협 국가로 반복해서 지목해 왔다. PST의 2026년 위협평가 보고서는 중국이 노르웨이에서 정보수집 활동을 벌이고 디지털 인프라를 정찰하며, 중국 공산당 비판을 억제하기 위해 개인과 단체를 압박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보고서는 중국 정보기관의 역량이 사이버 작전과 인적 정보수집 양면에서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활동이 북극권을 향한 전략 경쟁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노르웨이는 북대서양조약기구, 즉 나토 회원국이자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북유럽 핵심 국가다. 동시에 북극 항로, 해저 케이블, 위성통신, 군사 감시망, 에너지 인프라가 결합된 전략 공간의 관문이기도 하다.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북극 근접 국가”라는 논리를 내세우며 과학 연구와 경제협력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위성·통신·항만·토지 취득 등을 통해 장기적 영향력을 넓히려 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노르웨이 안보당국은 중국과 러시아가 주요 인프라나 군사시설 인근 토지 매입에 관심을 보여 왔다고 경고해 왔다. 이는 단순한 부동산 거래의 문제가 아니다. 항만, 통신시설, 위성수신소, 군사기지 주변의 토지와 시설은 평시에는 민간 투자로 보이지만, 위기 시에는 감시·교란·정보수집 거점으로 전환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이 직면한 새로운 형태의 안보 도전을 보여준다. 과거의 간첩 활동이 군사기밀 문서나 외교 전문 탈취에 집중됐다면, 오늘날의 정보전은 회사 설립, 장비 반입, 연구협력, 토지 매입, 위성 데이터 수집, 디지털 인프라 접근 등 훨씬 복합적인 방식으로 진행된다.

겉으로는 합법적 경제활동처럼 보이지만, 그 배후에 국가 정보기관이나 군사적 목적이 숨어 있을 경우 대응은 훨씬 어려워진다.

중국 정부는 해외에서 제기되는 간첩 혐의에 대해 대체로 “근거 없는 정치적 공격”이라고 반발해 왔다. 그러나 노르웨이 사건은 유럽 각국이 더 이상 중국의 경제활동과 정보활동을 분리해 보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북극권과 우주·위성 인프라는 향후 군사·경제·정보 패권이 교차하는 핵심 영역이다. 이곳에서 벌어지는 작은 장비 하나, 회사 하나, 토지 한 필지의 움직임도 국가안보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

노르웨이의 잇따른 중국인 체포는 유럽 안보 지형이 이미 냉전 이후의 평온한 질서를 벗어났음을 말해준다.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과 중국의 은밀한 정보전이 동시에 북유럽을 압박하는 가운데, 노르웨이는 북극권 최전선 국가로서 새로운 안보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 사건의 진상이 법정에서 규명돼야 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하나다. 자유세계의 개방성과 신뢰를 악용하는 전체주의 국가들의 정보전은 더 이상 먼 나라의 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장·춘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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