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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한군의 행진, 몰락의 길

2026-05-10 08:39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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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적 파산의 무덤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는 북한

붉은 광장을 행진하고 있는 북한군
모스크바 붉은 광장을 행진하고 있는 북한군

북한군이 모스크바 붉은 광장을 행진했다. 단순한 군사 퍼레이드가 아니다. 이는 러시아와 북한이 더 이상 은밀한 뒷거래의 동맹이 아니라, 국제사회 앞에서 공개적으로 운명을 묶겠다고 선언한 장면이다.

붉은 광장은 한때 소련 제국의 심장부였다. 그곳에서 탱크와 미사일이 지나갈 때마다 세계는 전체주의의 위협을 보았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1991년 소련이 해체되면서 인류는 적어도 하나의 거대한 악몽이 끝났다고 믿었다. 그러나 그 붉은 광장에 이제 북한군이 등장했다. 굶주림과 감시, 수용소와 세습독재를 유지해 온 북한군이 러시아의 전쟁 서사 속으로 걸어 들어간 것이다.

이 장면은 ‘악의 제국’의 부활이라는 말 외에는 달리 설명하기 어렵다. 다만 이번의 악의 제국은 과거의 소련처럼 이념의 자신감과 제국의 확장성을 가진 거대한 체제가 아니다. 오히려 전쟁에 지친 러시아와 고립에 몰린 북한이 서로의 약점을 붙들고 버티는 낡은 전체주의의 잔해에 가깝다.

그런 점에서 북한군의 붉은 광장 행진은 북한 정권의 승리 선언이 아니라 자멸 선언에 가깝다. 북한은 1989년 동유럽 공산권 붕괴와 소련 해체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살아남았다. 그것은 체제의 우월성 때문이 아니었다. 주민을 봉쇄하고, 정보를 차단하고, 공포로 통치했기 때문에 연명했을 뿐이다. 그런데 이제 북한은 자신이 가까스로 피했던 역사적 파산의 무덤으로 다시 걸어 들어가고 있다.

소련은 왜 무너졌는가. 경제는 고갈됐고, 거짓 선전은 현실을 이기지 못했으며, 무력으로 유지되던 제국은 인간의 자유를 끝내 억누르지 못했다. 북한이 배워야 할 교훈은 바로 그것이었다. 그러나 북한은 정반대의 길을 택했다. 무너진 제국의 잔해를 붙들고, 전쟁 중인 러시아의 군사 퍼레이드에 얼굴을 내밀며, 자신들의 생존을 다시 폭력과 독재의 국제연대에 걸었다.

이번 행진은 북한이 국제사회로 복귀하는 길이 아니라 국제적 고립을 스스로 심화시키는 길이다. 인민의 삶을 살리는 길이 아니라 병영국가의 쇠사슬을 더 조이는 길이다. 북한 정권은 붉은 광장에서 자신들이 강해졌다고 과시하고 싶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세계가 본 것은 강함이 아니라 절박함이다. 정상국가의 품격이 아니라 전쟁국가의 하청으로 전락한 모습이다.

대한민국과 자유세계는 이 장면을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 북한군의 붉은 광장 행진은 단순한 의전 행사가 아니라, 한반도 안보와 국제질서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과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그리고 두 독재 체제의 군사적 결합은 더 이상 분리된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자유민주주의 세계 전체를 향한 하나의 전선이다.

북한군은 붉은 광장을 행진했지만, 그 발걸음은 미래를 향한 행진이 아니었다. 그것은 무너진 제국의 망령을 따라가는 행진이었다. 악의 제국은 다시 등장하려 하지만, 그 끝 역시 이미 역사 속에 기록되어 있다. 자유를 짓밟는 체제는 결국 자유 앞에 패배한다. 북한이 선택한 길은 바로 그 패배의 길이다.

<論 說 委 員 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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