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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 가톨릭 332] 『100주년』 반포 35주년에

2026-05-08 06:55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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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바이겔 George Weigel is Distinguished Senior Fellow of the Ethics and Public Policy Center, where he holds the William E. Simon Chair in Catholic Studies. 윤리공공정책센터 선임연구원


35년 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자신의 가장 체계적으로 발전된 사회 회칙인 『100주년』을 반포하였다. 이 제목은 근대 교황 사회 교도권의 출발점이 된 레오 13세의 1891년 회칙 『새로운 사태』 반포 100주년을 기리고자 하는 저자의 의도를 드러낸 것이었다.

그러나 『100주년』은 레오 13세의 지속적인 통찰에 마땅한 경의를 표하면서도, 교황이 향수 어린 길을 거니는 정도의 문헌은 결코 아니었다. 오히려 요한 바오로 2세는 『새로운 사태』와 그 회칙이 영감을 준 교황 사회 회칙의 전통을 지적 기준선으로 삼아 미래를 내다보았다. 폴란드 출신 교황은 21세기의 자유롭고 덕 있는 사회를 위한 몇 가지 도덕적·문화적 전제 조건을 제시했던 것이다.

『100주년』은 자유로운 정치와 자유로운 경제, 곧 민주주의와 시장을 단순한 장치 이상의 것으로 사유하라는 요청이었다. 교황은 민주주의와 시장이 스스로 작동할 수 있는 기계가 아니라고 강조하였다. 그는 덕 있는 시민성이 결여될 경우, 정치적·경제적 자유는 여러 형태의 자기방종적 방종으로 변질될 것이며, 그 결과 민주적 자치와 자유시장의 톱니바퀴 속에 모래를 뿌리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따라서 요한 바오로 2세는 미래의 자유 사회가 단지 두 부분이 아니라 세 부분이 서로 맞물려 이루어진다고 이해하였다. 자유를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게 해 주는 덕을 가르치고 뒷받침하는 활기찬 공적 도덕 문화가, 자유로운 정치와 자유로운 경제의 작동을 인도하는 데 필수적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공적 도덕 문화를 자신의 가르침과 증언을 통해 형성하는 것이 바로 교회의 과제였다.

1991년에는, 교황 사회교리의 100년에 걸친 전통이 『100주년』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면서, 전개되는 21세기의 상황에 비추어 요한 바오로 2세의 통찰을 발전시켜 나갈 것처럼 보였다. 실제로 그런 일이 조금은 일어났다. 베네딕토 16세는 “인간 생태”라는 개념, 곧 인격의 번영과 사회적 연대를 촉진하는 공적 환경이라는 개념을 가톨릭 사회교리의 어휘에 유익하게 덧붙였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자유가 저속하게가 아니라 고상하게 살아질 수 있는 정치 공동체와 경제 체제를 형성하는 데 문화가 우선적이라는 요한 바오로 2세의 가르침을 더욱 구체화하였다.

그러나 대체로 베네딕토 16세와 프란치스코의 사회적 가르침은 보다 임시적이고 사안별 성격을 띠었다. 그것들은 『새로운 사태』로부터 비오 11세의 『40주년』—레오 13세 회칙 반포 40주년을 기념해 작성된 회칙—을 거쳐 『100주년』에 이르기까지 한 층 한 층 세워져 온 일종의 “지적 비계”로부터 확장되어 나간 것은 아니었다.

그러므로 35년이 지난 지금 되돌아보면, 『100주년』은 동일한 원리의 건축 구조를 사용해 구축되어 온, 발전하는 교황 사회 교도권의 다음 장을 여는 문헌이라기보다, 고전적 형태의 가톨릭 사회교리의 결론부에 더 가까워 보인다.

그러나 앞으로 교황 사회교리 전통이 어떤 방식으로 발전하든, 그 발전은 『100주년』 안에 담긴 지속적인 진리 가운데 하나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것은 1989년 혁명 속에서 공산주의 기획이 왜 붕괴했는지에 대한 요한 바오로 2세의 날카로운 분석이다.

물론 공산주의는 여러 이유로 실패하였다. 공산주의는 어리석은 경제학에 기초하고 있었다. 공산주의는 잔혹한—치명적으로 잔혹한—정치 형태를 만들어냈다. 공산주의 문화는 단순히 진부하지 않을 때에는 추악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공산주의는 인간 인격을 잘못 이해하였다.

마르크스, 엥겔스, 레닌 그리고 그 밖의 유감스러운 무리들은 우리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어떻게 참된 연대의 공동체를 건설하는지, 우리의 궁극적 운명이 무엇인지를 오해하였다. 이 네 가지 오류는 모두 공산주의의 무신론에서 비롯되었다.

요한 바오로 2세가 『100주년』 24항에서 말했듯이, “[공산주의 붕괴의] 참된 원인은 무신론이 초래한 영적 공허였으며, 그것은 모든 인간 마음 안에 있는 선과 진리와 생명에 대한 갈망을 (충족시킬 수 없었다)... 마르크스주의는 인간 마음에서 하느님에 대한 필요를 뿌리 뽑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결과는 마음을 혼란에 빠뜨리지 않고서는 그렇게 하는 데 성공할 수 없음을 보여 주었다.”

하느님 없이 유토피아를 만들려는 시도는 결국 인간의 모독과 전례 없는 인간 살육으로 귀결되었다. 이는 자유로운 사회를 지탱할 수 있는 참된 “인간 생태”란, 1,700년 전 성 아우구스티노가 사물의 진리를 찾아 헤맨 자신의 여정을 요약하며 쓴 바를 인정하지 않고서는 존재할 수 없다는 뜻이다.

“주님, 주님께서는 저희를 주님을 향하도록 지으셨으므로, 저희 마음은 주님 안에서 쉬기까지 안식을 모릅니다.” 신적인 것과의 만남을 향한 이 갈망은 인간 조건 안에 깊이 새겨져 있다.

『100주년』은 요한 바오로 2세가 20세기 말의 시대의 징표를 분석하면서 이를 담대하게 선포하였다. 오늘날에도 그것은 그와 똑같이 담대하게 선포되어야 한다.

* 리베르타임즈에서는 '미국 가톨릭 지성(First Things)'의 소식을 오피니언란에 연재합니다. 한국 가톨릭 교회의 변화와 북한 동포를 위해 기도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 편집위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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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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