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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신 전쟁부터 끝내라”

2026-04-30 07:10 | 입력 : 안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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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틴의 이란 개입 제안에 우크라 종전 압박

작년 8월 15일 알래스카에서 만난 푸틴과 트럼프
작년 8월 15일 알래스카에서 만난 푸틴과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9일 전화통화를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일시 휴전 문제와 이란 전쟁 확산 가능성, 이란 핵 문제 등을 논의했다.

그러나 회담의 핵심 장면은 푸틴 대통령이 이란 문제에 개입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당신의 전쟁부터 끝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을 압박한 대목이었다.

러시아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이 5월 9일 러시아 전승절을 맞아 우크라이나와 휴전을 선언할 준비가 돼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기념하는 전승절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 독일에 대한 승리를 기리는 날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 날이 “나치즘에 맞서 함께 거둔 승리”를 기념하는 날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휴전이 어느 기간 동안 지속될지, 실제로 우크라이나 측과 조율된 제안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이 나오지 않았다. 블룸버그 통신도 우샤코프 보좌관이 휴전 기간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부활절을 전후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32시간 동안 일시 휴전했던 사례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통화에서는 이란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군사작전을 재개하거나 지상전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 대해 강하게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란에 대해 다시 무력을 사용할 경우 “이란과 주변국은 물론 국제사회 전체에 매우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며, 특히 지상전은 용납될 수 없다는 취지로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냉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푸틴 대통령과 “좋은 대화를 했다”고 밝히면서도, 푸틴 대통령이 이란의 농축 우라늄 문제 해결을 돕겠다는 뜻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에게 우크라이나 전쟁 종결에 관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며 “나를 돕기 전에 당신의 전쟁을 끝내길 원한다고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푸틴 대통령이 이란 핵 문제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2015년 오바마 행정부 시절 체결된 이란 핵합의에는 이란의 농축 우라늄을 러시아로 반출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었다.

푸틴 대통령이 이번 통화에서 유사한 방식의 관여를 제안했을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보다 우크라이나 문제를 먼저 해결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이란 측과 전화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그들이 해야 할 일은 그저 ‘포기한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들이 핵무기를 갖지 않겠다고 동의하지 않으면 합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란 핵 포기 없이는 어떤 협상도 성립될 수 없다는 원칙을 분명히 한 것이다.

대이란 해상봉쇄 문제에 대해서는 “봉쇄는 천재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봉쇄가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이는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군사적 압박과 외교적 협상을 동시에 구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통화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 전쟁이라는 두 개의 중대 위기가 동시에 국제질서를 흔드는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푸틴 대통령은 이란 문제를 고리로 국제무대에서 러시아의 외교적 존재감을 회복하려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 제안을 받아들이기보다 러시아의 책임부터 묻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당신의 전쟁부터 끝내라”는 취지로 푸틴을 압박한 것은, 러시아가 이란 문제의 중재자를 자처하기 전에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근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이란 핵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별개의 사안으로 보지 않고, 전체 권위주의 진영의 도전이라는 큰 틀에서 바라보는 접근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 전쟁 중 어느 쪽이 먼저 끝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아마도 두 가지가 비슷한 시간표에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는 두 전쟁 모두 종결 국면을 향해 압박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결국 이번 미러 정상 통화는 푸틴의 외교적 개입 시도와 트럼프의 직설적 압박이 충돌한 장면으로 요약된다. 푸틴은 이란 문제를 통해 국제정치의 중재자 역할을 모색했지만, 트럼프는 “이란을 돕기 전에 우크라이나부터 끝내라”는 메시지로 러시아의 책임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 핵 위기가 동시에 격화되는 가운데, 향후 미국의 압박 외교가 두 전선에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국제사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안·두·희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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