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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엔안보리, 이제는 바꿔야 한다

2026-04-24 06:20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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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러시아 대신 한국·일본이 주도적 역할해야

한국인 출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한국인 출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본래 세계 평화와 국제 질서를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그러나 오늘의 안보리는 그 역할을 포기한지 오래다.

보다 냉정히 말해, 지금의 안보리는 정의를 세우는 기구라기보다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뒤에 숨어 무력해진 국제정치의 상징으로 전락했다. 세계 평화를 지켜야 할 상임이사국 자리를 침략과 탄압, 국제규범 파괴를 일삼는 국가들이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유엔 체제의 심각한 모순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수많은 민간인의 생명과 삶을 짓밟았다. 국제법과 주권국가의 질서를 정면으로 유린한 그 행태는 상임이사국의 책임감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중국 역시 다르지 않다. 홍콩의 자유를 짓밟고, 신장과 티베트에서 인권탄압 논란을 낳고, 대만 해협과 남지나해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며 국제사회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

두 나라는 안보리에서 세계 평화와 보편적 인권의 가치를 지키기보다 자국의 전략적 이익을 위해 거부권을 남용하며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을 번번이 가로막아 왔다.

이쯤 되면 질문과 대답은 분명하다. 과연 이런 나라들이 계속 상임이사국 자격을 유지해야 하는지, 아니면 새판을 다시 짜야 하는지 말이다. 유엔안보리의 상임이사국 자리는 단지 힘센 나라의 특권이 아니라, 자유와 평화, 국제적 책임을 떠안는 자리여야 한다. 그런데 지금 중국과 러시아는 그 책임을 수행하기는커녕 오히려 국제질서를 허무는 쪽에 서 있다. 안보리 개혁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 대안으로 한국과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은 충분히 검토할 만한 현실적이고도 정당한 방향이다. 한국과 일본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법치주의를 기반으로 국제사회에 기여해 온 대표적인 국가들이다.

두 나라는 유엔 분담금, 국제개발협력, 평화유지 활동, 글로벌 공급망 안정, 인권과 민주주의 가치 수호 등 여러 분야에서 이미 책임 있는 중견·선진국의 역할을 해왔다. 무엇보다 동북아라는 세계적 전략 요충지에서 자유 진영의 핵심 국가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은 결코 가볍지 않다.

특히 한국은 분단과 전쟁, 독재와 민주화를 모두 겪은 나라로서 평화와 자유의 가치를 누구보다 절실히 이해한다. 일본 또한 전후 국제질서 안에서 평화국가의 길을 걸으며 세계 경제와 국제협력에서 큰 책임을 감당해 왔다. 완전무결한 국가는 없지만, 적어도 중국과 러시아처럼 노골적으로 국제규범을 무너뜨리는 국가들과 비교할 때 한국과 일본은 훨씬 더 상임이사국의 자격에 부합한다.

국제사회는 이제 “전승국의 기득권”이라는 낡은 껍질을 벗고, 실제로 평화와 책임을 감당할 수 있는 국가들에게 더 큰 역할을 부여해야 한다. 21세기 세계질서를 1945년의 힘의 배분으로 운영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이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 주장은 단순한 국익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유엔안보리가 독재와 침략의 방패막이가 아니라 자유와 책임의 보루가 되어야 한다는 요구다. 중국과 러시아가 차지한 자리를 영원불변의 성역처럼 여길 이유는 없다. 국제질서를 파괴하는 국가가 아니라, 국제질서를 지키려는 국가가 그 자리에 앉아야 한다.

유엔안보리 개혁은 선택이 아니라 시대적 과제다.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으로 세계 정의를 봉쇄하는 시대를 끝내고, 한국과 일본 같은 책임 있는 자유민주국가들이 더 큰 역할을 맡는 새 질서를 모색해야 한다.

평화는 힘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책임과 신뢰, 그리고 자유를 지킬 의지가 있어야 한다. 바로 그런 나라들이 안보리의 중심에 서야 한다.

<論 說 委 員 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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