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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만 총통 해외 순방까지 봉쇄

2026-04-23 21:28 | 입력 : 장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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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항공질서마저 정치무기화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중국이 대만 총통의 해외 방문을 저지하기 위해 국제 항공체계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단순한 외교적 압박을 넘어 민간항공 질서까지 정치적 도구로 활용했다는 비판이 나오며, 베이징의 대만 고립 전략이 한층 위험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국무부는 4월 22일(현지시간),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아프리카 순방이 돌연 취소된 것과 관련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라이 총통의 전용기가 통과할 예정이었던 일부 국가들의 비행 허가가 마지막 순간 취소된 배경에 중국의 압력이 작용했다는 보도에 주목하며, 이를 국제 민간항공 시스템의 부당한 남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관련 국가들이 관리하는 비행정보구역은 오직 항공 안전을 위해 운용되어야 하며, 중국의 정치적 이해를 실현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안은 중국이 전 세계적으로 대만과 그 지지 세력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보여주는 사례이며, 국제 평화와 번영에도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대만 측 설명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원래 4월 23일부터 27일까지 스와질란드(에스와티니)를 방문해 엔스와티 3세 국왕 즉위 4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세이셸, 모리셔스, 마다가스카르가 전용기의 통과 비행 허가를 막판에 취소하면서 전체 일정이 무산됐다.

대만 총통이 비행 허가 문제로 인해 해외 순방 전체를 취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대만 총통부 비서장 판멍안은 이번 사태의 배경에 중국의 노골적인 경제적 강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이 제3국들에 대해 경제 압박과 외교적 위협을 동원해 주권적 결정을 바꾸도록 강제했다고 비판했다. 대만 내부의 한 고위 안보 관계자도 익명을 전제로, 중국이 해당 국가들에 기존 부채 탕감 조치 철회, 신규 자금 지원 중단, 추가 경제 제재 가능성 등을 내세워 압박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대만 총통부는 성명을 통해 베이징의 행위를 “난폭한 행동”으로 규정하고 강력히 규탄했다. 또한 제3국의 주권적 결정을 외부 압력으로 뒤집게 하는 것은 항공 안전을 위협할 뿐 아니라 국제 규범과 관례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는 타국의 내정에 대한 공공연한 간섭이며, 지역 정세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위험한 시도라고 지적했다.

라이칭더 총통 역시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중국의 이번 조치를 “권위주의 체제가 국제 질서에 가하는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어떤 위협과 압박도 대만이 국제사회와 교류하려는 의지를 꺾을 수 없다고 강조하며, 대만은 앞으로도 세계와의 접촉을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아프리카에서 대만의 유일한 수교국인 스와질란드와의 외교 관계에도 관심을 집중시켰다. 현재 전 세계에서 대만과 공식 외교 관계를 유지하는 국가는 12개국에 불과한데, 그만큼 각 순방 일정 하나하나가 대만의 국제적 공간 유지에 큰 의미를 가진다.

스와질란드 정부도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이번 방문 취소가 양국의 오랜 우호 관계를 흔들지는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의회 내에서도 대만 지지 목소리가 이어졌다. 여러 의원들은 이번 사안을 중국의 새로운 대만 고립 전략으로 규정하며, 국제사회가 이를 결코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비록 미국과 대만이 공식 외교관계는 맺고 있지 않지만, 미국은 오랫동안 대만의 가장 중요한 국제적 후원자이자 안보 협력 파트너 역할을 해왔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한 국가 지도자의 방문이 취소된 외교적 해프닝으로 볼 일이 아니다. 중국이 자국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국제 항공 질서와 제3국의 주권적 결정을 흔들었다면, 이는 국제사회의 기본 질서 자체에 대한 도전이다.

대만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한 압박이 이제 항공 안전과 국제 교통 체계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는 이번 사안을 결코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장·춘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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