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명: 뉴스홈 > 북한 > 일반 기사 제목:

[북한 돋보기] 조청 회의가 드러낸 총련의 민낯

2026-04-07 14:04 | 입력 : 김성일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X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링크 복사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X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링크 복사

- 청년조직인가, 대남·대북 충성 동원기구인가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재일본조선청년동맹(조청) 중앙위원회 제25기 제5차회의가 4월 2일 조선회관에서 열렸다고 조선신보가 전했다.

표면상으로는 재일동포 청년사회의 미래를 논의하는 조직회의처럼 보이지만, 회의 전반을 관통하는 언어와 형식, 결의의 내용은 조청이 과연 청년의 자율적 권익과 미래를 위한 단체인지, 아니면 북한 체제와 총련의 이해를 위해 청년들을 동원하는 정치조직인지 되묻게 한다.

이번 회의는 시작부터 끝까지 ‘김정은 원수님의 강령적 서한’, ‘사회주의강국건설위업’, ‘충성과 애국, 단결의 대회’ 같은 북한식 정치구호로 가득 차 있었다. 청년들의 삶, 취업, 교육, 정체성, 일본 사회에서의 차별과 적응, 재일동포 사회의 실제적 난제에 대한 고민은 사실상 보이지 않는다.

청년조직의 회의라면 응당 청년 당사자들의 현실과 미래 비전을 중심으로 전개되어야 하지만, 이 회의에서 청년은 주체가 아니라 체제 선전과 조직 결속을 위한 수단으로만 호출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회의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의 주악으로 시작되고, 마지막에는 ‘김정일장군의 노래’로 끝났다는 대목이다. 이는 조청이 일본에 거주하는 재일동포 청년들의 생활공동체이기보다 북한 정권의 상징체계와 충성의례를 반복하는 정치적 부속조직임을 스스로 드러내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일본 사회 안에서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폐쇄적 충성의식이 아니라, 자유롭고 개방적인 시민역량, 교육기회 확대, 실질적 진로 지원일 것이다. 그러나 조청의 회의는 그러한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회의 보고에서는 “오래동안 계속된 대렬감소현상을 기어이 막고 조청운동을 상승궤도에로 올려세울수 있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이런 표현은 오히려 조청이 장기간 구조적 쇠퇴에 직면해 있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재일동포 청년층이 조청과 같은 북한 추종 성격의 조직에서 이탈하고 있는 현상은 우연이 아니다. 시대가 변했고, 청년들은 더 이상 과거의 이념적 구호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민족과 전통의 이름을 내세운다고 해도, 개인의 자유와 미래를 억압하는 조직문화는 결국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감소를 막았다’는 표현 속에는 청년들의 자발적 참여 확대가 아니라, 조직 유지 그 자체가 절박한 과제가 되어버린 총련 계열 단체의 현실이 배어 있다.

더욱이 이번 회의는 오는 6월 조선대학교에서 조청 제26차대회를 소집하기로 결정하며, 이를 총련의 “새로운 10년투쟁기”의 출발점으로 규정했다. 문제는 그 10년의 방향이 재일청년들의 권익과 번영이 아니라 여전히 북한식 ‘애족애국운동’, ‘강령적 5.28서한 관철’, ‘조국의 사회주의강국건설위업’에 맞추어져 있다는 점이다.

재일동포 청년이 왜 일본에서 북한의 ‘사회주의강국건설’ 시간표에 자신을 맞추어야 하는가. 청년의 인생과 공동체의 미래가 평양의 정치노선에 종속되어야 한다는 발상 자체가 이미 시대착오적이다.

회의 말미에 “김정은 원수님께 드리는 편지”가 낭독된 장면은 이러한 성격을 더욱 분명히 한다. 청년조직의 회의가 청년들의 요구를 일본 사회와 국제사회에 전달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 최고지도자에게 충성의 메시지를 올리는 것으로 절정을 이루는 구조는 정상적 시민사회 단체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청년의 목소리가 위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위의 의중을 받들기 위한 충성경쟁이 아래로 내려오는 전형적 수직체계가 재현된 것이다.

조청은 스스로를 ‘애국’의 이름으로 포장하지만, 진정한 애국은 특정 권력자에 대한 개인숭배가 아니다. 진정한 공동체 사랑은 청년이 자유롭게 생각하고, 미래를 설계하고, 다양한 정체성을 포용하며, 현실의 삶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돕는 데서 출발한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확인된 것은 청년을 위한 비전이 아니라, 청년을 통해 조직의 생명을 연장하려는 총련식 동원정치의 관성뿐이었다.

결국 이번 조청중앙위원회 회의는 재일동포 청년사회의 미래를 밝히는 자리가 아니라, 총련과 북한 체제에 대한 충성의식을 재확인하는 의례적 행사에 가까웠다. 청년의 이름을 내걸고 있지만, 청년의 현실은 사라졌고, 남은 것은 구호와 충성, 동원과 결의뿐이다.

쇠퇴하는 조직이 가장 먼저 붙드는 것은 늘 미래가 아니라 구호다. 이번 회의는 바로 그 씁쓸한 현실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장면이었다.

김·성·일 <취재기자>
Copyrights ⓒ 리베르타임즈 & www.libertimes.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 더보기 김성일
댓글 :0
댓글 등록
0/400
  • 작성자명 |2024.11.14 10:30
    이곳은 댓글 작성한 내용이 나오는 자리 입니다.
1 2 3 4 5
리베르타임즈로고

신문사소개 | 찾아오시는 길 | 개인정보처리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도희윤) | 기사제보 | 문의하기


서울시 서초구 반포대로 5길 12 타운빌 2층 | 이메일: libertimes.kr@gmail.com | 전화번호 : 02-735-1210
등록번호 : 415-82-89144 | 등록일자 : 2020년 10월 7일 | 발행/편집인 : 도희윤
기사제보 및 시민기자 지원: libertimes.kr@gmail.com
[구독 / 후원계좌 : 기업은행 035 - 110706 - 04 - 014 리베르타스협동조합]
Copyright @리베르타임즈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