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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오늘] 조사 결과엔 ‘자작극’, 지뢰 제거엔 위협

2026-10-08 00:14 | 입력 :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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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사 사고도 당한 측 책임”.. 피해자에게 책임 돌리는 일방적 선언

북한 지뢰 모습
북한 지뢰 모습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에 대한 우리 군의 최종 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북한이 또다시 ‘자작극’ 주장을 꺼내 들었다. 조사 결과를 뒤집을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는 대신 한국에 책임을 떠넘기고, 지뢰 제거 과정에서 자신들의 ‘영토’를 침범하면 즉각 대응하겠다는 위협까지 덧붙였다.

연합뉴스의 10월 6일 보도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성명에서 우리 군의 조사 결과를 한국이 일방적으로 조작하고 결론 내린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국경 요새화 작업을 방해하고 사고 책임을 전가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5일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지난 9월 21일 서부전선 DMZ에서 발생한 폭발이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 이남에 매설한 지뢰에 의한 것으로 판단했다. 군은 이에 따라 MDL 이남 북한군 지뢰지대에 대한 제거 작전도 실시했다.

‘자작극’이라는 말로 조사 결과를 지울 수는 없다

북한 성명의 핵심 문제는 강한 비난에 비해 구체적인 반박이 없다는 점이다. 공개된 성명 내용에는 우리 군이 제시한 폭발 원인과 지뢰 매설 위치에 관한 판단을 뒤집을 기술적 설명이나 검증 가능한 자료가 담기지 않았다. 대신 한국의 의도가 불순하다는 정치적 비난이 반복됐다.

조사 결과에 이견이 있다면 무엇이 잘못됐는지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조작’과 ‘자작극’이라는 표현만으로 현장 조사 결과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장병이 다친 사건을 한국의 모략으로 몰아가는 태도는 피해의 실체를 외면하고 책임 규명 자체를 차단하는 행위다.

북한은 자신들의 작업을 정당한 주권 행사라고 주장하지만, 이번 사건의 쟁점은 군의 조사대로 북한군이 MDL 이남에 지뢰를 매설했느냐는 데 있다. 국경 요새화라는 명분만으로 군사분계선 이남의 지뢰 매설 의혹에 답할 수는 없다.

미래의 사고까지 피해자 책임으로 돌린 북한

북한은 한국군의 지뢰 제거에 대해서는 자신들과 무관한 일이라는 태도를 보이면서도, 북측 영역을 조금이라도 침범하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위협했다. 더 나아가 앞으로 한국 땅에서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전적으로 사고를 당한 측의 책임이라고 선언했다.

이는 아직 발생하지 않은 사건에 대해서까지 미리 책임을 부인한 것이다. 사고 책임은 발생 경위와 증거를 조사해 판단해야 한다. 어느 일방이 성명으로 면책을 선언한다고 사라지는 문제가 아니다.

특히 피해를 본 측에 모든 책임을 돌리는 표현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협력 의지가 얼마나 부족한지 보여준다. 북한이 실제로 우발적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면 위협을 반복하기보다 군사분계선에 관한 이견을 확인하고 위험을 줄이는 소통에 응하는 것이 순서다.

그러나 북한은 군사회담 제의도 거부했다. 협상보다 힘으로 자신들의 주권 영역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충돌 위험을 낮출 대화의 통로마저 스스로 좁혔다.

확전 자제와 책임 회피는 별개의 문제

보도에 인용된 전문가들은 이번 성명이 북한의 확전 자제와 상황 관리 의도를 드러낸다고 분석했다. 지뢰 제거 자체에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대응 조건을 북측 영역 침범으로 한정한 점 등에 주목한 것이다.

이러한 해석은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판단하는 데 의미가 있다. 그러나 북한이 대응 수위를 조절했다는 평가가 지뢰 매설 책임에 관한 해명이 될 수는 없다. 상황을 관리하려는 움직임과 근거 없이 사건을 자작극으로 몰아가는 태도는 구분해야 한다.

우리 군은 조사 근거를 충분히 설명하고, 군사분계선을 엄격히 준수하면서 장병 보호와 지뢰 제거에 필요한 조치를 이어가야 한다. 정부 역시 북한의 위협과 책임 부인을 기록하고 국제사회에 정확히 알려야 한다.

북한이 내놓아야 할 것은 또 하나의 ‘자작극’ 주장이 아니라 조사 결과에 대한 검증 가능한 답변이다. 장병의 부상과 현장의 위험은 비난 성명으로 지워지지 않는다. 책임 규명과 재발 방지를 외면한 채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행태부터 멈춰야 한다.

김·도·윤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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