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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일조선인 자원봉사자들 환영받으며 입장하는 북한 관계자들 |
일본 국제공항에 “김정은 원수님 만세!”라는 구호가 울려 퍼졌다.
제20차 아이치·나고야 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일본에 도착한 북한 체육대표단을 맞는 자리였다. 조선신보에 따르면 허종만 총련 의장을 비롯한 총련 관계자와 재일동포 등 70여 명은 북한 국기를 흔들며 “김정은 원수님 만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만세!”를 외쳤다.
선수단 환영 행사라면 “선수들을 환영한다”, “좋은 경기를 펼쳐 달라”는 응원이 먼저 나오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가장 상징적으로 등장한 것은 선수도 스포츠도 아닌 북한 최고지도자에 대한 찬양이었다.
이 장면은 조총련의 성격을 둘러싼 오래된 질문을 다시 던진다.
조총련이 일본에 사는 재일동포들의 권익과 문화, 교육을 위한 단체라면 국제 스포츠 행사의 입국장에서까지 특정 정치지도자를 찬양하는 구호가 전면에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재일조선인들이 북한 선수들을 응원하는 것은 자유다. 그러나 선수단을 환영하는 것과 북한 최고지도자에 대한 정치적 충성을 표현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일본 공안조사청은 조총련을 오랫동안 조사 대상으로 다뤄왔으며, 김정은이 총련 간부와 재일동포를 대상으로 서한을 보내 조직 활동 방향을 제시해온 사실도 공개돼 있다.
따라서 이번 “김정은 만세” 역시 단순한 스포츠 응원의 차원을 넘어 조총련과 북한 정권 사이의 정치적 관계를 다시 보여주는 장면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조총련은 그동안 민족교육과 재일동포 권익을 강조해왔다. 민족문화와 동포 권익은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그것이 특정 정권이나 지도자에 대한 정치적 충성을 가리는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번 공항 장면은 그래서 더욱 상징적이다.
조총련은 일본 사회의 재일동포를 위한 조직인가. 아니면 북한 정권과 정치적 결속을 유지하고 이를 일본 사회에서 과시하는 조직인가.
국제 스포츠 행사의 선수단 환영 자리에서까지 “김정은 만세”가 등장했다는 사실은 이 질문을 피하기 어렵게 한다.
조총련의 법적 지위와 존폐 문제는 일본 법률과 증거, 적법절차에 따라 판단될 사안이다. 그러나 사회적 평가는 다르다.
재일동포 권익단체를 자처하면서 선수보다 김정은을 먼저 외치는 모습이 반복된다면, 조총련 스스로 자신의 존재 명분에 의문을 던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스포츠 축제의 공항에서 울려 퍼져야 했던 것은 정치지도자를 향한 “만세”가 아니었다. 땀 흘려 훈련한 선수들을 향한 박수와 응원이어야 했다.
<論 說 委 員 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