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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북한과 러시아가 국경도시 라선과 하산을 연결하는 ‘두만강 자동차다리’를 완공하고 대대적인 준공식을 열었다. 북한은 이를 “친선의 새로운 상징”이자 “불패의 동맹관계”를 보여주는 기념비적 건축물이라고 선전했지만, 국제사회의 시선은 결코 곱지만은 않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과 러시아는 7일 라선시와 러시아 하산에서 동시에 ‘야코프 노비첸코 명칭 두만강 자동차다리’ 준공식을 진행했다. 평양과 모스크바에서는 박태성 북한 내각 총리와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가 화상으로 참석했다.
북한은 이 다리를 통해 “인적 교류와 관광, 상품 유통을 비롯한 다방면적인 협력을 활성화할 수 있는 담보가 마련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재의 북·러 관계를 감안하면 이 다리를 단순한 관광·경제협력용 사회간접자본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북한과 러시아는 정치·외교적 연대를 넘어 군사·경제 분야에서까지 밀착의 폭을 급격히 넓혀왔다. 북한 스스로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관계’와 ‘동맹관계’라고 규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 육상 교통망의 개통은 양국 간 물류 이동 능력을 한층 확대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특히 라선은 북한의 대표적인 대외무역 거점이다. 기존 철도와 항만에 자동차 도로까지 추가되면서 북·러 국경지역의 물자와 인력 이동은 과거보다 한층 용이해질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무엇이 이 다리를 건너게 될 것인가이다.
북한은 관광객과 상품을 이야기하지만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것은 제재 대상 물품이나 군사적 전용 가능성이 있는 물자의 이동이다. 북·러 간 군사협력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도로망이 단순한 민생 교류를 넘어 전략물자와 군수지원의 통로로 활용되지 않는지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
북한이 다리에 옛 소련군 장교 야코프 노비첸코의 이름까지 붙인 것도 상징적이다. 북한은 노비첸코를 ‘국제주의 전사’라고 추켜세우며 이번 다리를 북·러 관계의 역사적 연속성을 보여주는 상징물로 만들었다. 경제 인프라 하나에도 체제선전과 군사적 동맹의 색채를 덧씌우는 북한식 정치 선전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준공식에서는 양국 국가가 연주되고 축포가 터졌으며 차량 행렬까지 다리를 통과했다. 북한은 “두 나라 친선의 새로운 상징, 자랑스러운 산아”라며 대대적으로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북한 주민의 삶을 돌아보면 이런 화려한 선전은 더욱 공허하게 들린다. 북한 당국이 주민 생활과 민생 개선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국가적 역량과 자원을 체제 유지와 대외 전략사업에 우선 투입한다는 비판은 끊이지 않고 있다.
국경을 잇는 다리가 주민에게 얼마나 실질적인 혜택을 가져다줄지에 대해서는 북한 매체도 구체적인 수치나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다.
결국 두만강 자동차다리의 진짜 의미는 화려한 준공식이 아니라 앞으로 이 다리를 통해 무엇이 오가느냐에 의해 판가름 날 것이다.
주민과 관광객, 정상적인 교역품이 오가는 ‘친선의 다리’가 될 것인지, 아니면 국제사회의 제재를 무력화하고 북·러 군사협력을 더욱 촘촘하게 만드는 ‘제재 우회의 다리’가 될 것인지 국제사회가 예의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북한이 말하는 ‘불패의 동맹’이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에 기여하는 동맹인지, 아니면 국제적 고립을 서로 기대어 버티기 위한 위험한 결속인지도 이번 다리 개통과 함께 다시 묻게 된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