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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 가톨릭 455] 왜 AfD는 승리하는가 - ①

2026-09-08 07:30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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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콜드웰 Christopher Caldwell is a contributing editor of the Claremont Review of Books. 기고 편집자


독일 작센안할트주가 9월 6일 새 주의회를 선출하기 위한 투표를 실시하기 3주 전, 독일의 대표적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의 선두 후보 울리히 지크문트의 얼굴 사진과 함께 “독일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라는 제목을 표지에 내걸었다.

그가 무엇 때문에 그토록 위험한 인물인지는 얼핏 보아서는 분명하지 않았다. 지크문트는 젊고, 아직 검증되지 않았으며, 사람들과 쉽게 어울리는 정치인이고, 몇몇 면에서는 다소 특이하다. 그는 대학에서 향기심리학과 마케팅을 공부했고, 특히 냄새가 소비자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갖고 있다. 그는 옛 동독제 오토바이를 타고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슈피겔이 불편해한 것은 그런 점들이 아니었다. 그들이 더욱 불안해한 것은 극우 정치인이, 비록 지방 차원이기는 하지만, 아돌프 히틀러 이후 처음으로 독일에서 권력을 잡게 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었다.

물론 무엇을 “극우”로 규정할 것인지는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 독일 국가는 내부로부터의 위협을 식별하고 그것이 자라기 전에 제거하기 위한 정교한 헌법 체계를 갖추고 있다.

독일이 연합국의 후견 아래 국가체제를 재건하던 1940년대 후반에 고안된 이 제도는 흔히 ‘방어적 민주주의’라고 불린다. 이 표현은 1930년대 사회학자 카를 뢰벤슈타인이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세력에 맞서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요새화된 민주주의’를 설명하기 위해 만든 개념이다.

독일식 방어적 민주주의에서는 정당이 의회 의석을 얻기 위해 최소 5퍼센트의 득표율을 확보하도록 요구한다. 소수 정당에는 일종의 ‘주변부적’ 성격이 있으며, 그것을 그대로 방치해서 곪게 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에서다.

또한 독일에는 연방헌법수호청이 있으며, 이 기관은 모든 주에도 설치되어 있다. 헌법수호청 요원들은 극단주의 정당으로 규정된 정당에 소속된 사람들의 접촉 관계를 감시하고 전화 통화를 도청할 수 있다. 증거에 근거해 정당을 특정한 등급으로 분류할 수도 있으며, 그 결과 해당 정당은 연방헌법재판소에 의해 금지될 가능성에 놓이게 된다.

보다 비공식적으로 독일에서는 ‘방화벽’이라 불리는 정파적 배척의 관행도 발전해왔다. 경쟁 정당들이 배척 대상이 된 정당과의 협력을 거부하고, 일반적으로 의회 정당이라면 누릴 수 있는 의회적·사회적 권한과 대우도 인정하지 않는 방식이다.

서구 사회 가운데 반체제적 사상과 이미지, 수사에 금기를 두는 나라가 독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난 80년 동안 그러한 금기가 가장 강력하게 규정되고, 집행되며, 도전으로부터 보호돼온 곳은 독일이었다.

만일 AfD가 정말로 슈피겔이 암시하는 것과 같은 극단주의 정당이라면, 독일의 방어적 민주주의에는 무언가 심각하게 잘못된 일이 벌어진 셈이다. 왜냐하면 AfD는 이제 단연 독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당이기 때문이다.

전국 유권자의 28%가 다음 총선에서 AfD에 투표하겠다고 답하고 있다. 이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이끄는 기독교민주연합(CDU)에 투표하겠다고 밝힌 21%를 앞선다. CDU는 연정을 포함하면 앙겔라 메르켈이 2005년 처음 집권한 이후 거의 끊임없이 독일을 통치해왔다.

9월에는 AfD의 지지율이 높은 동부 지역 세 곳에서 선거가 치러지고 있다. 작센안할트에서 AfD의 지지율은 42~43%로, 가장 가까운 경쟁 정당보다 몇 배나 높았다. 베를린에서도 선두권에 근접했고,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에서는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특히 젊은 세대는 CDU와 그 경쟁 정당인 사회민주당(SPD)을 가리키는 이른바 ‘구정당들(Altparteien)’과 거의 아무런 유대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지크문트와 경쟁하는 CDU 소속 주총리 스벤 슐체는 소셜미디어 팔로워가 2만4천 명에 불과하지만, 지크문트는 170만 명에 이른다.

독일의 이 지역에서 AfD가 급진적 성향을 갖고 있다는 주장에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크문트의 대변인을 포함한 작센안할트주 AfD의 유력 인사 최소 네 명이 ‘하이마트트로이에 도이체 유겐트(Heimattreue Deutsche Jugend)’라는 청년조직에 참여했던 경력이 있다. 이 조직은 2009년 해산될 때까지 헌법수호청으로부터 신나치 조직으로 규정됐다.

그 조직의 이름은 대략 “조국에 충성하는 독일 청년”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 여기서 ‘하이마트(Heimat)’라는 단어는 민족적 배타성을 연상시키는데, 지난 한 세대 동안 거의 모든 맥락에서 불쾌하거나 부적절한 표현으로 간주되어왔다.

그러나 2009년은 이미 상당히 오래전이다. 당시 지크문트는 10대였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때 이른바 “독일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는 태어나지도 않았다.

AfD가 당국과 충돌하게 된 이유는, 20세기 중반의 낡은 나치즘을 복원하고 독일을 재무장해 이웃 나라들과 전쟁하려는 복고주의자와 보복주의자들의 소굴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적어도 그것만이 이유는 아니다.

오히려 AfD가 문제시된 것은 현대 진보주의의 특정 요소들에 반대해왔기 때문이다.

지크문트는 특히 홈스쿨링에 열정적이다. 그는 기후변화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 작센안할트 AfD는 독일 시민권을 민족적 개념으로 이해한다는 이유로 “입증된 우익 극단주의”로 분류됐다.

전국 단위 AfD 역시 2025년 사회민주당이 내무부를 장악하고 있을 당시 극단주의 정당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이 결정은 AfD 내부에서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정파적 판단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 2월 AfD는 해당 사건이 최종적으로 결정될 때까지 정부가 그 명칭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가처분 결정을 받아냈다.

어쩌면 문제는 방어적 민주주의가 더 이상 효과가 없게 되었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제도가 애초의 논리를 상실했다는 데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그 제도를 사용하는 사람들 자신을 함정에 빠뜨릴 수 있다.

작센안할트에서 기존 정당들은 설령 필요한 표를 확보한다 하더라도, AfD를 저지하려면 결국 많은 독일인의 눈에는 오히려 더욱 급진적으로 보이는 정당과 사실상 공모해야 한다. 바로 옛 공산주의 시대 사회주의통일당(SED)의 후신인 좌파당(Die Linke)이다. 이 정당은 최근 들어 이스라엘을 향한 분노에 점점 더 집중하고 있다.

바로 이 점이 작센안할트 선거를 독일 정치체제 자체의 도덕적 정당성과 지속 가능성을 묻는 투표로 만들었다.

지난 20년 동안 독일에는 연속적인 위기들이 닥쳤다. 이 위기들은 독일의 장래를 악화시켰을 뿐 아니라 독일의 자율성마저 약화시켰다. 유로화의 불안정, 통제 불가능한 이민,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 붕괴해가는 산업 모델, 그리고 갈수록 예측하기 어려운 미국이라는 보호자까지. AfD가 주요 정치세력으로 부상한 것은 바로 이러한 위기들 때문이다.

기성 정당들이 국가가 직면한 가장 중대한 문제들을 다룰 능력이 없으며, 더 나아가 그 문제들에 관해 솔직하고 정직하게 말하기조차 거부하고 있다는 의심이 독일 사회 전반에 퍼지기 시작했다. 점점 더 독일의 미래를 명확하게 사고하기 위해서는 AfD의 사고방식을 이해해야 한다.

이 정당은 결정적인 지난 15년 동안 형성됐다. 그 기간에 AfD가 집중해온 여러 문제들 가운데 일부는 명백히 보수적인 것이었고, 일부는 실제로 기존 질서를 뒤흔드는 급진적인 것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문제의식은 오늘날의 세계와는 다른 시대를 위해 만들어진 기성 정치권의 합의와 끊임없이 충돌해왔다.

그 결과 독일인들은 AfD를 두고 왜곡되고 완곡한 방식으로만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계속>

* 리베르타임즈에서는 '미국 가톨릭 지성(First Things)'의 소식을 오피니언란에 연재합니다. 한국 가톨릭 교회의 변화와 북한 동포를 위해 기도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 편집위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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