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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오늘] 北, 구축함 ‘강건’호 취역

2026-09-07 18:39 | 입력 :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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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국가 핵대응체계 망라된 전력”.. 원양해군·해상 핵전력 확대 의지 천명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북한이 신형 구축함 ‘강건’호를 해군 동해함대에 공식 취역시키며 해군의 핵무장화와 원양작전 능력 확대를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주민생활난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도 막대한 자원을 핵·미사일과 대형 전투함 건조에 집중하면서 이를 ‘부국강병’과 ‘평화수호’로 포장하는 북한식 군사우선 정책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원산항에서 열린 ‘최현급 구축함 2호함 강건호 취역기념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강건호가 “그 어느 수역에서도 작전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복합적인 전투능력”을 갖췄다고 주장하면서 이번 취역을 ‘원양함대 건설’과 ‘해군 현대화’의 성과로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김정은이 이날 연설을 통해 해군의 핵무장화를 공식적으로 거론했다는 점이다.

김정은은 “해군의 핵무장화 실현을 통해 핵전투체계들의 다각적이며 효과적인 운용을 실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해상에서의 핵전력 운용을 북한 무력의 ‘헌법적 의무’라고 규정했다.

이어 강건호에 대해서도 “국가 핵대응체계에 망라된 역량”이라며 명령이 내려지면 적에게 “섬멸적인 보복타격”을 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신형 구축함을 단순한 수상 전투함을 넘어 핵무기 운용과 연계되는 전략자산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동안 지상발사 탄도미사일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각종 전술핵 운용체계를 확대해 온 북한이 해군 수상함까지 핵전력 체계에 편입하려는 움직임을 공식화한 셈이다.

북한은 이를 ‘전쟁 억제’와 ‘평화 수호’라고 주장하지만, 실제 메시지는 주변국에 대한 군사적 위협 강화에 가깝다.

김정은은 이날 “가장 위력한 전략자산들을 가장 중요한 수역들에 전개하겠다”며 적대세력이 두려워할 “압도적인 군사력”을 지속적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핵무력과 해군력을 결합해 동해를 비롯한 한반도 주변 수역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은 것이다.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은 김정은 스스로 “지금처럼 모든 것이 어려운 속에서도” 해군 건설에 나섰다고 강조한 부분이다.

북한 경제와 주민생활이 결코 녹록지 않다는 사실을 최고지도자 스스로 인정하면서도, 그 해법으로 주민의 식량·의료·주거 환경 개선이 아니라 대형 구축함과 핵무기 확대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북한 체제의 우선순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북한 당국은 최근 지방공업 발전과 식생활 개선, 교육 현대화 등 ‘인민생활 향상’을 연일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신형 구축함과 핵무기, 미사일, 잠수함 등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전략무기 개발을 끊임없이 확대하고 있다.

주민들에게는 자력갱생과 희생을 요구하면서 국가의 가용 자원은 군사력 증강에 우선 투입하는 구조가 계속되는 것이다.

이번 취역식 역시 군사행사라기보다 김정은 개인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정치선전 행사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조선신보는 김정은을 ‘위대한 수호자’, ‘강철의 영장’, ‘백전백승의 기치’ 등으로 반복적으로 묘사했고, 행사 참가자들이 ‘만세’를 외치며 절대적 충성을 다짐했다고 전했다.

신형 함정의 기술적 성능이나 실제 작전능력보다 지도자의 ‘탁월한 영도’를 부각하는 데 상당한 비중을 할애했다. 구축함 건조 성과마저 김정은 개인의 치적으로 귀결시키는 전형적인 북한식 우상화 선전이다.

또한 북한은 강건호가 각종 시험을 통해 “전투성능과 신뢰성이 종합적으로 검증됐다”고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시험 결과나 무장체계의 성능, 실전 배치 수준 등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따라서 북한이 주장하는 원양작전 능력과 핵전력 운용 능력이 실제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했는지는 별개의 검증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북한이 대형 수상함 건조와 해상 핵전력 확대를 체제 차원의 주요 군사목표로 설정한 사실 자체는 경계할 대목이다.

북한은 이번 강건호 취역을 ‘해군 전성시대’의 증거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주민의 삶을 희생시킨 군비확장이 과연 ‘강대국’의 증거인지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주민을 굶주림과 통제 속에 두고 핵무기와 군함을 늘리는 것은 정상적인 국가 발전이라 보기 어렵다. 더구나 핵무기를 탑재하거나 운용할 수 있는 해군력을 확대하면서 이를 ‘세계 평화 수호’라고 주장하는 것은 스스로의 군사적 위협을 평화로 포장하는 모순에 불과하다.

‘강건’호 취역식에서 북한이 과시한 것은 한 척의 최신 구축함만이 아니다. 주민경제가 아무리 어려워도 핵과 미사일, 군함 건조만큼은 멈추지 않겠다는 북한 정권의 우선순위, 그리고 그 군사력을 김정은 개인의 권력과 체제 결속을 위해 활용하려는 군사우선 통치의 실체가 함께 드러난 행사였다.

김·도·윤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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