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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시대] 아무나 못 가는 ‘못가공원’

2026-08-31 07:28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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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부러움 없다는 평양조차 못 가는 사회

평양 새별거리 못가공원 전경  인테넷 캡쳐
평양 새별거리 못가공원 전경 - 인터넷 캡쳐

얼마 전 6·25전쟁 국군포로 유족 대표분과 함께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 단체신청서를 제출하러 가는 길이었다. 거리를 걸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필자는 요즘 거의 완성 단계에 접어든 단행본 이야기를 꺼냈다.

북한에 살던 아우와 나누었던 대화를 토대로 만든 책이다. 이야기를 이어가던 중 별생각 없이 그분에게 물었다.

“우리 아우 집이 평양 고려호텔 뒤편에 있었는데, 혹시 고려호텔 근처는 한번 가보셨어요?”

질문을 받은 그분의 눈이 순간 동그래졌다.

“평양을 어떻게 가봐요. 특수허가증이 있어야 하는데요. 국군포로 자녀 가운데 평양에 가본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겁니다.”

순간 ‘아차’ 싶었다. 그렇다. 평양은 그런 곳이었다.

우리가 서울이나 부산, 대전이나 광주를 생각하듯 북한 주민들의 평양을 생각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 국민이 마음만 먹으면 기차를 타고 서울에 올라오고, 자동차를 몰고 수도 한복판을 돌아다닐 수 있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세상이다.

자기 나라의 수도인데도 마음대로 갈 수 없다. 태어나고 자란 나라의 수도를 방문하는 데도 허가가 필요하다. 거주와 이동이 통제되고, 출신성분과 직업, 신분에 따라 접근할 수 있는 공간마저 달라지는 사회. 평양은 북한의 수도이지만 동시에 북한 주민 모두에게 허락된 수도가 아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참에 일본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소개한 북한 관련 기사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평양 화성지구 새별거리에 새로 조성됐다는 ‘못가공원’ 이야기였다.

기사에 따르면 지난 2월 완공된 이 공원은 축구장 약 70개를 합친 규모라고 한다. 커다란 인공못과 30정보에 이르는 잔디밭, 산보길과 휴식터가 들어섰고 수천 그루의 나무도 심었다고 한다.

조선신보는 이곳이 주민들에게 “풍만한 정서와 낭만적인 생활”을 제공하고, 도시의 생태환경과 주민 건강에도 도움을 주는 아름다운 공간이라고 자랑했다. 그런데 필자는 다른 무엇보다 ‘못가공원’이라는 이름에서 눈길이 멈췄다.

‘못가.’... 물론 북한식 표현으로는 연못이나 못의 가장자리, 즉 ‘못가’라는 뜻일 것이다. 우리식으로 말하면 호숫가나 연못가쯤 된다. 그런데 묘하게도 그 두 글자가 전혀 다른 의미로 읽혔다.

‘못 가.’

아무나 못 가는 곳. 참 요상하게도 이름을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축구장 70개 규모의 공원을 만들어 놓고 “입구와 출구가 따로 없는 열린형 공원”이라고 자랑한다. 산보길을 걷는 청춘남녀와 의자에서 쉬는 어린이와 노인들을 소개하며 누구나 행복하게 살아가는 도시의 모습을 연출한다.

이 얼마나 기막힌 역설인가. 조선신보는 못가공원이 “독특한 매력을 안겨준다”고 선전하지만, 필자의 눈에는 공원의 화려한 잔디밭보다 그곳에 가지 못하는 수많은 북한 주민의 얼굴이 먼저 떠오른다.

평양에는 새로운 거리와 고층아파트, 공원과 상업시설이 계속 들어서고 있다. 송화거리, 화성거리, 새별거리로 이어지는 대규모 건설사업은 북한이 가장 자랑하고 싶어 하는 체제의 쇼윈도다.

하지만 쇼윈도가 화려해질수록 그 뒤편의 현실도 함께 물어야 한다. 평양 밖의 주민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가. 지방의 전력과 수도 사정은 어떠한가. 농촌과 탄광지역 주민들에게도 축구장 수십 개 규모의 공원과 휴식공간이 주어지는가.

아무나 못 가는 못가공원. 언젠가는 이 말장난이 더 이상 북한의 현실을 설명하지 못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북한 주민들이 ‘못 가는’ 세상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기를 다시 한번 소망한다.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 / 리베르타임즈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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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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