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인터넷 캡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거래하는 중국 은행들에 대한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실제 조치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의 대이란 압박이 중국 금융권으로까지 본격 확대되는 것으로, 미·중 관계에도 새로운 갈등 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란과 거래하는 중국 은행들을 제재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누가 내가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고 했느냐”는 취지로 반문하며 “당신은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하지 않고 있는지조차 모른다. 내가 모든 일을 공개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구체적인 제재 계획이나 대상 은행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중국 금융기관에 대한 조치가 이미 검토되고 있거나 향후 시행될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앞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도 이번 주 미국 정부가 경제 제재와 다른 수단을 동원해 이란 정부에 대한 압박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은 이란과 계속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과 금융기관 등을 겨냥하는 이른바 ‘2차 제재’의 적용 범위를 대폭 확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이 주목받는 이유는 중국이 이란의 최대 교역 상대국 가운데 하나이자 이란산 원유의 핵심 구매국이기 때문이다.
중국 금융기관들은 이란산 석유 거래를 비롯해 양국 간 각종 무역과 관련된 자금 결제를 처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미국이 중국의 주요 은행을 직접 제재 대상으로 지정할 경우 단순한 대이란 제재를 넘어 미·중 금융 갈등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재무부는 현재까지 중국의 주요 대형 은행들을 직접 제재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중국 본토와 홍콩에 위치한 여러 기업을 제재 명단에 올리고 이들이 이란 정부 또는 이란의 무장세력을 지원했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앞으로 기업 단위 제재를 넘어 거래를 중개하는 금융기관까지 압박 범위를 확대할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국제 결제망과 달러 거래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감안하면 중국계 은행이 미국의 제재 대상에 포함될 경우 해당 금융기관의 국제 거래에도 상당한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중국은 미국의 대이란 2차 제재에 지속적으로 반대해왔다. 중국 정부는 자국과 이란 간 정상적인 경제·무역 관계에 미국 국내법을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미국의 2차 제재를 “불법적인 일방적 제재”라고 비판해왔다.
이에 따라 미국이 실제로 중국 주요 은행에 제재를 단행할 경우 이란 핵 문제와 중동 정세를 둘러싼 갈등이 미·중 경제·금융 충돌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금융기관을 실제 제재 대상으로 지정할지, 아니면 제재 가능성을 협상과 압박을 위한 카드로 활용할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중국 은행에 대한 제재 가능성을 직접 부인하지 않았다는 점은 워싱턴의 대이란 압박 전략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미국이 이란산 원유 거래의 자금 흐름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 금융기관까지 본격적으로 겨냥한다면, 대이란 제재의 실효성뿐 아니라 미·중 관계와 국제 원유시장, 글로벌 금융시스템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장·춘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