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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국발 833억 금융사고, 이것이 단순 사기인가

2026-08-25 07:25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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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책은행은 수개월간 몰랐고, 금감원은 아직도‘종결 보고’를 기다린다?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기가 막힐 일이다. 대한민국의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 중국법인에서 833억7천600만원 규모의 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중국 현지 온라인 대출 플랫폼이 차주들의 상환계좌를 임의로 바꾸고 원리금을 빼돌린 뒤, 돈을 갚은 것처럼 허위 전산정보까지 입력했다는 것이다.

보통의 금융사기라고 넘길 일이 아니다. 사고의 규모도 규모지만, 사고가 가능했던 과정과 사고 이후 드러난 대응을 보면 대한민국 금융시스템의 기본적인 경보장치가 작동했는지부터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기업은행은 원리금 상환내역과 실제 입금액을 매일 대조·확인했다고 한다. 그런데 사고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수개월간 계속됐다. 매일 확인했다는데 800억원이 넘는 돈이 사라질 때까지 몰랐다면 도대체 무엇을 확인했다는 것인가.

더 충격적인 대목은 따로 있다. 중국 현지 금융기관 5곳은 이미 지난 3~4월 문제의 업체를 협력기관 명단에서 제외했다. 현지 금융회사들은 위험신호를 감지하고 손을 뗐는데 대한민국 국책은행만 계속 거래했다는 것이다. 이것을 단순한 실수나 업무 미숙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는가.

대출금은 기업은행이 직접 지급하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원리금 회수는 외부 플랫폼에 맡겼다. 차주들이 실제로 돈을 갚았는지 은행이 독립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치조차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다. 사고가 터지고서야 직접 상환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한다. 833억원짜리 수업료를 내고서야 은행의 기본을 배운 셈이다.

감독당국의 태도는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금융감독원은 사고가 보고된 뒤에도 관계자 대면조사나 추가자료 요구, 서면조사, 현장검사 등에 본격 착수하지 않았다고 한다. 사고 수습이 끝난 뒤 기업은행의 ‘종결 보고’를 받아 처리 적정성을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도대체 감독기관이 사고를 조사하는 것인가, 사고 당사자의 보고서를 기다리는 것인가. 국책은행에서 800억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했고, 수개월간 내부통제가 작동하지 않았으며, 현지 금융회사들이 먼저 위험을 감지했다. 그런데 감독당국까지 사실상 뒷북을 치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국민이 “도대체 무엇이 더 있는 것 아니냐”고 묻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특히 이번 사고가 중국 현지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정부는 더욱 철저해야 한다. 최근 한중 관계와 중국인 무비자 정책 등을 둘러싸고 안보·경제·사회적 논쟁이 거센 상황에서 중국 관련 대형 금융사고까지 터졌다. 물론 현재 공개된 사실만으로 이번 사건을 정권 차원의 ‘게이트’나 특정 정책과 연결됐다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의혹이 확대되지 않도록 정부가 모든 거래 구조와 의사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누가 중국 현지 업체를 선정했는가. 실사와 신용평가는 어떻게 이뤄졌는가. 위험관리 부서는 무엇을 했는가. 다른 중국 금융기관들이 거래를 중단했다는 정보를 기업은행은 정말 몰랐는가. 알았다면 왜 거래를 계속했는가. 본점에는 언제 보고됐는가. 사고 발생 이후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각각 언제 무엇을 했는가.

그리고 가장 중요한 질문이 있다. 왜 아무도 막지 못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한다면 이번 사건은 단순한 ‘외부인 사기’가 아니다. 국가가 지분을 가진 은행의 해외사업 관리 실패이며, 금융감독 시스템의 실패이고, 국민의 재산을 지켜야 할 국가기관의 직무 실패이며, 이재명 정부의 실패다.

필요하다면 금융당국의 특별검사와 감사원 감사는 물론 국회 차원의 철저한 검증도 이뤄져야 한다. 업체 선정 과정, 계약구조, 내부 결재선, 위험관리 보고서, 현지법인과 본점 간 보고체계, 금감원 대응까지 한 점 의혹 없이 공개해야 한다. 범죄 혐의가 발견된다면 국적과 지위, 직책을 불문하고 수사기관이 즉각 나서야 한다.

특히 정치권과 정부는 국민이 제기하는 중국 관련 의혹을 무조건 ‘혐중’이라는 말로 덮으려 해서는 안 된다. 중국과의 정상적인 교류는 필요하지만, 금융·기술·안보 분야에서 발생하는 위험에 대해서는 다른 어느 나라보다 냉정하고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 그것이 국가의 책무다.

<論 說 委 員 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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