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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대한민국 최대 인구가 모여 있고 수많은 청년이 일자리와 주거를 찾아 정착한 경기도가 결국 ‘재정 비상 상황’을 공식 선언했다.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된 것이다. 이는 단순히 한 지방정부의 회계상 문제가 아니다. 수입은 줄어드는데 지출은 계속 늘리고, 부족한 돈은 지방채와 기금으로 메워 온 대한민국 재정 운영의 구조적 병폐가 한꺼번에 드러난 사건이다.
경기도의 상황은 충격적이다. 지난해 지방채 9,430억 원을 발행해 발행 한도의 99.6%를 소진했고, 각종 기금에서 5,588억 원을 끌어다 일반회계 등에 사용했다. 그런데도 노인장기요양, 학교급식, 산후조리비, 가족돌봄수당 등 상당수 필수사업 예산은 올해 9개월분밖에 편성하지 못했다. 올해에만 약 7,700억 원 규모의 감액추경이 필요한 상황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경기도는 도세의 절반 이상을 부동산 거래에 따라 출렁이는 취득세에 의존해 왔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관련 세입은 2022년 약 11조 원에서 올해 8조 원대로 감소했다. 반면 복지사업과 국비 매칭사업처럼 한번 늘어나면 좀처럼 줄이기 어려운 고정지출은 계속 불어났다. 경기 좋을 때 늘려 놓은 지출을 경기 나쁠 때도 그대로 유지하려다 보니 지방채를 발행하고 목적이 정해진 기금까지 헐어 쓰게 된 것이다.
그런데도 현 정부와 지자체의 대응은 여전히 현금 지급이라는 낡은 처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이미 총 6조1천억 원 규모의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편성해 국민 70%에게 지급했다. 여기에 정부가 현금성 복지 지출에 따른 보통교부세 불이익까지 폐지하자, 추석을 앞두고 재정 여건이 열악한 지방자치단체들마저 기금과 잉여금을 꺼내 전 주민에게 수십만 원씩 지급하는 경쟁에 나서고 있다.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어려운 국민을 선별해 돕는 사회안전망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재정 상태와 정책 효과를 따지지 않고 세금을 일률적으로 나눠주는 것은 복지가 아니라 정치적 매표행위로 변질될 위험이 크다. 지원금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돈이 아니다. 오늘 나눠준 돈은 내일의 세금이 되고, 지방채 원금과 이자는 아직 정치적 목소리가 약한 청년과 미래세대의 부담으로 돌아간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것이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점이다. 경기도처럼 세입 기반이 비교적 크고 기업과 인구가 밀집한 지역조차 비상사태를 선언했다면, 재정자립도가 낮고 중앙정부 이전재원에 의존하는 다른 지방정부의 상황은 어떠하겠는가. 공기업 부채와 각종 연금 충당부채, 지방정부의 숨은 의무지출까지 함께 살펴본다면 대한민국 경제의 건강성은 이미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계급적 대립과 편 가르기에 매몰된 신흥 기득권 진보세력은 재정의 지속 가능성보다 당장의 정치적 인기를 앞세운다. 세원이 부족하면 부자와 기업에 세금을 더 걷으면 된다는 식이다. 하지만 투자와 기업은 정치적 구호에 붙들려 있지 않는다. 세금과 규제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높아지면 투자는 줄고 기업과 자본은 떠난다. 결국 일자리가 사라지고 세수 기반마저 약화되며,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사람은 자산가가 아니라 취업과 창업의 기회를 잃은 청년들이다.
경기도의 재정 비상 선언은 대한민국 전체에 울리는 경고음이다. 이 경고마저 외면한다면 다음에 선언될 것은 지방정부의 재정 비상이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의 비상사태일 수 있다. 정치권이 오늘의 표를 얻기 위해 청년들의 내일을 담보로 잡아서는 안 된다.
나라의 곳간을 비운 대가는 결국 미래를 빼앗긴 청년들이 치르게 된다.
<論 說 委 員 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