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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중국 무역 규모, 전년 대비 16% 증가

2026-07-31 18:45 | 입력 :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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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역 회복 아닌 중국 종속의 심화.. 북한 경제 ‘98.2%’의 민낯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북한의 대외무역 규모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무역액 증가만을 놓고 북한 경제가 정상화되고 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이번 통계는 북한 경제가 중국이라는 하나의 통로에 사실상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으며, 만성적인 무역적자와 취약한 임가공 수출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발표한 ‘2025년 북한 대외무역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수출액은 전년보다 30% 증가한 4억6,859만 달러, 수입액은 13.9% 늘어난 26억5,933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체 무역액은 31억2,793만 달러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지만, 무역적자도 21억9,074만 달러로 10.9% 확대됐다. 수출이 늘었다는 외형적 성과 뒤에서 수입이 수출의 5배를 넘는 심각한 불균형이 계속된 것이다.

가장 주목해야 할 수치는 북한 전체 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98.2%에 달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북·중 교역액은 30억7,179만 달러로 전년보다 16.3% 증가했다.

북한은 중국에 4억4,110만 달러어치를 수출했지만 26억3,069만 달러어치를 수입해, 대중 무역에서만 21억8,96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북한 전체 무역적자의 거의 전부가 중국과의 거래에서 발생한 셈이다.

이는 정상적인 무역 다변화가 아니라 극단적인 경제 종속이다. 베트남과 탄자니아, 인도, 짐바브웨 등이 주요 교역국 명단에 포함됐다고 하지만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의 교역 비중을 합쳐도 2%가 되지 않는다.

북한 당국이 입버릇처럼 주장하는 ‘자립적 민족경제’와 ‘자력갱생’은 통계 앞에서 설 자리를 잃었다. 중국이 국경을 닫거나 수출입 통제를 강화하면 북한의 공장 가동과 원자재 수급, 에너지 공급이 곧바로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수출 품목 역시 북한 경제의 후진성과 취약성을 그대로 드러낸다. 북한의 최대 수출품인 ‘조제우모와 솜털’은 가발이나 인조 속눈썹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원료와 가공품으로, 수출액이 2억576만 달러에 달했다.

이는 북한 전체 수출의 43.9%에 해당한다. 광물류와 철강, 광물성 연료, 시계 및 부품도 주요 수출품이지만 고부가가치 기술제품이나 경쟁력 있는 완제품은 찾아보기 어렵다.

북한은 중국에서 가발과 속눈썹 생산에 필요한 원부자재를 들여와 낮은 임금의 노동력을 활용해 가공한 뒤 다시 수출하는 임가공 방식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조제우모와 솜털, 인조필라멘트섬유 수입액도 각각 전년보다 21.9%, 19.3% 증가했다. 북한 정권이 선전하는 ‘첨단산업 발전’과는 거리가 먼 노동집약형 하청경제의 모습이다.

더욱이 이번 무역 증가가 북한 주민들의 생활 개선으로 이어졌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무역액이 증가했다는 사실과 주민들이 충분한 식량·의약품·생활필수품을 공급받는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수입과 수출을 국가가 통제하는 북한 체제에서 외화와 물자가 누구에게 배분되는지, 무역적자를 어떤 자금으로 충당하고 있는지에 대한 투명한 설명도 없다.

북한의 수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가 본격화된 2017년 17억7,200만 달러에서 2018년 2억4,300만 달러로 급감했다. 이후 코로나19 국경봉쇄까지 겹치면서 2020년과 2021년에는 1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최근 다시 증가해 2025년에는 8년 만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중심으로 교역 통로를 다시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이번 통계는 단순히 ‘북한 무역이 회복됐다’는 경제 뉴스로 소비돼서는 안 된다. 북한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98.2%까지 치솟았다는 것은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뜻이며, 동시에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이행 체계에 상당한 허점이 존재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국제질서 유지를 말하면서도 북한 경제의 사실상 유일한 생명줄 역할을 하고 있다. 북한 정권 역시 주민들의 자유로운 경제활동과 시장 개혁을 허용하는 대신 중국과의 제한된 국가무역과 값싼 노동력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구조 아래에서 늘어나는 무역액은 주민을 위한 경제성장의 지표라기보다 독재체제를 유지하는 자금과 물자의 순환 규모가 커졌다는 경고로 읽어야 한다.

북한 당국이 진정한 경제 발전을 원한다면 핵·미사일 개발과 대외 도발을 중단하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돌아와야 한다. 중국 역시 북한과의 교역이 유엔 제재의 취지를 훼손하거나 독재정권의 생명 연장에 이용되지 않도록 거래 품목과 기업, 금융 흐름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98.2%’라는 숫자는 북한 경제가 회복됐다는 증거가 아니다.

자력갱생을 외치던 북한이 사실상 중국 없이는 하루도 버티기 어려운 종속경제로 전락했음을 보여주는 냉혹한 성적표다.

김·도·윤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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