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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한민국 국정원은 어디에 있는가

2026-07-12 08:54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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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敵)은 ‘정찰정보총국’으로 진화하는데 어디서, 왜, 무엇을 위해 존재하나.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북한이 대남·해외 공작과 정보 수집을 담당해 온 정찰총국을 ‘정찰정보총국’으로 확대·개편하고 그 기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7월 9일 열린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정찰정보총국의 직능과 임무를 다각적으로 확대하고, 군사정찰과 정보첩보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고 공개했다. 통일부 역시 정찰정보총국을 기존 정찰총국의 확대·개편 조직으로 보고 있다.

이것은 단순한 간판 교체가 아니다. 북한이 해킹과 사이버 금융범죄, 군사기술 절취, 해외 공작, 대남 침투, 위성정찰과 정보 분석을 하나의 전략적 체계로 통합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아야 한다. 과거의 공작원이 직접 남파되던 시대를 넘어, 오늘날의 침투는 악성코드와 가상자산 지갑, 위장취업자, 사회관계망 계정, 연구기관과 방산업체의 서버를 통해 이루어진다. 북한의 정보전쟁은 이미 총성 없는 전면전의 단계로 들어섰다.

그런데 이러한 적을 상대해야 할 대한민국 국가정보원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국정원법은 국정원에 국외 및 북한 정보의 수집·작성·배포뿐 아니라 국가안보와 국익에 반하는 북한과 외국 세력의 활동을 확인하고 견제·차단하며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는 임무를 부여하고 있다. 법률만 놓고 보면 국정원은 대한민국 안보의 최전선에 서야 할 국가 최고의 정보기관이다. 북한의 의도를 먼저 파악하고, 침투 경로를 추적하며, 군과 경찰·검찰·외교기관을 연결해 위협을 사전에 제거해야 하는 조직이다.

그러나 국민이 바라보는 현실은 참담하다. 국정원이 무엇을 포착했고, 어떤 위협을 차단했으며, 대한민국을 향한 북한의 복합 공작에 어떠한 국가적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는지 좀처럼 알기 어렵다. 물론 정보기관의 활동은 본질적으로 비밀에 속한다. 모든 성과를 국민 앞에 공개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존재감마저 사라져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비밀기관과 무기력한 기관은 전혀 다르다.

국정원은 북한 해킹조직이 방산·정보기술·보건 분야의 산업기술을 노리고 있으며, 가상자산 탈취와 핵심 기반시설 침투를 확대하고 있다고 경고해 왔다. 소프트웨어 공급망을 이용한 북한의 우회 침투 수법도 공개했다. 문제는 경고문과 보안 지침의 배포만으로 국가정보기관의 책무가 끝날 수 없다는 데 있다. 국민이 원하는 것은 해킹 주의 안내문을 만드는 행정기관이 아니라, 공격의 배후를 추적하고 지휘망을 무너뜨리며 적의 다음 행동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정보전의 사령부다.

특히 2024년부터 국정원의 대공수사권이 경찰로 전면 이관되면서 정보 수집과 수사가 분리됐다. 인권 보호와 정치 개입 방지를 명분으로 추진된 제도였지만, 국정원이 축적해 온 해외 정보망과 공작 분석, 장기간의 추적 능력을 실제 수사와 어떻게 결합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간첩과 공작망은 일반 형사범처럼 범죄를 저지른 뒤 현장에 증거를 남기지 않는다. 해외 지령선과 국내 조직원, 암호화 통신, 자금 흐름과 위장 신분을 수년간 연결해야 비로소 실체가 드러난다. 정보와 수사를 기계적으로 갈라놓고도 안보 공백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전쟁터에서 정찰병과 전투병의 눈과 귀를 서로 막아 놓는 것과 다르지 않다.

국정원 개혁은 필요했다. 과거 국내 정치에 개입하고 권력을 위해 정보기관의 힘을 오용했던 잘못은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정치 개입을 막는 것과 국가안보기능을 해체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칼을 함부로 휘두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해서 칼날을 부러뜨리고 칼집만 남겨 놓을 수는 없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정원의 조직과 인사, 수사권과 활동 범위가 흔들린다면 적은 웃을 수밖에 없다. 북한의 정보기관은 최고지도자의 명령에 따라 임무와 기능을 확대하고 있는데, 대한민국의 정보기관은 정치적 논쟁과 제도 개편, 과거사 논란 속에서 스스로 존재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적은 대한민국을 어떻게 무너뜨릴 것인지를 연구하는데, 우리는 적을 감시할 기관을 어떻게 묶어 둘 것인지만 논쟁해 온 것은 아닌가.

국정원 내부도 스스로 답해야 한다. 정권의 눈치를 살피는 기관인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전사집단인지 분명히 선택해야 한다. 정보기관의 충성 대상은 대통령 개인도, 특정 정당도, 이념화된 시민단체도 아니다. 오직 대한민국 헌법과 국민이어야 한다.

적의 정보기관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이제 대한민국 국정원이 대답할 차례다.

<論 說 委 員 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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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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