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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가톨릭·기독교 성직자 출국 전면 관리 강화

- 여권·통행증 ‘통합 보관’…종교 교류·국제 활동 위축 우려
독자 제공

중국 각지의 가톨릭과 기독교 성직자 및 신도들이 최근 출국과 관련해 한층 강화된 통제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가톨릭 성직자들의 경우 여권과 각종 출입국 증명서를 개인이 보관하지 못하고 교회 및 관련 기관이 통합 관리하는 제도가 본격 시행되면서, 종교 교류와 국제 활동 전반에 적지 않은 제약이 발생하고 있다.

중국 내 가톨릭 공식 기구인 중국 천주교애국회와 중국 천주교 주교단은 2025년 12월 16일 열린 ‘제10기 제7차 상무위원회’에서 「천주교 교직원의 출국(국경) 증명서 보관에 관한 규정(시행)」을 통과시켰다. 이 규정은 현재 지방 단위에서 순차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규정에 따르면 주교, 사제, 부제, 수녀 등 가톨릭 교직원이 소지한 여권과 홍콩·마카오 특별행정구 왕래 통행증, 대만 지역 왕래 통행증은 모두 지정된 관리 기관이 통합 보관한다. 관리 원칙은 ‘통일 규범, 등급별 보관, 계층적 책임’으로 명시됐으며, 중앙 차원의 지도부와 신학교 책임자, 지방 ‘양회’, 각 교구가 직책별로 증명서를 관리하도록 했다.

화베이(華北) 지역 바오딩의 한 가톨릭 사제는 “과거에는 교구가 출국 현황만 파악하고 여권은 개인이 보관했지만, 이제는 여권 자체를 반납해야 한다”며 “국제 종교회의 참석, 해외 피정, 외국 체류 친지 방문까지 모두 사전 신청과 승인이 필요해졌다”고 전했다.

출국 절차 역시 대폭 강화됐다. 교직원이 출국하려면 증명서 보관 단위를 통해 신청서를 제출하고, 출국 사유를 상세히 설명한 뒤 주관 부서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사적인 사유로 출국할 경우에는 최소 30일 전에 서면 신청서를 제출하고, 승인 이후 서약서를 작성해야만 증명서를 돌려받을 수 있다.

상하이의 한 가톨릭 성직자는 이러한 조치가 국제 교회 교류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외 신학 교육이나 피정 프로그램이 있어도 승인되지 않으면 참여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최근에는 외국인 신자들이 중국을 방문해 교회 행사에 참여하는 것조차 사전 보고 대상이 됐다”고 말했다.

규정에는 징계 조항도 포함돼 있다. 증명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임의로 일정·체류 기간을 변경할 경우 경고 조치나 증명서 발급 중단이 가능하며, 허위 서류로 증명서를 취득할 경우 국가 종교사무 규정과 교회 내부 규정에 따라 처벌을 받게 된다.

이 같은 출국 제한은 가톨릭 성직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장쑤성 화이안의 한 기독교 신자는 “여권과 홍콩·마카오 통행증이 만료된 뒤 재발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공안과 여러 차례 소통했지만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허난성 안양의 가정교회 목사 차오 씨 역시 “가톨릭 측 공지를 보면 출국 30일 전 신청, 귀국 후 7일 이내 여권 반납 등의 규정이 명시돼 있다”며 “이는 가톨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출입국 관리 강화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독교 삼자교회 관계자인 조 목사는 “천주교 신부나 목사들은 이미 체제 내에서 관리돼 왔으며, 갑자기 ‘공직자’로 분류된 것은 아니다”라며 “교사나 의사처럼 공공기관 체계에 속한 직군으로 간주돼 동일한 관리 규정을 적용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규정이 교회가 독자적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라, 국가의 관리 요구를 내부 결의 형식으로 문서화한 것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학자 류시룬 역시 “이번 조치는 최근 수년간 진행돼 온 종교 시스템 관리 방식 조정의 연장선”이라며 “종교 교직원들이 점차 다른 사회 시스템과 동일한 관리 체계에 편입되면서, 출국이 ‘자유로운 개인 행위’가 아닌 ‘승인·등록 대상 행위’로 간주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최근 몇 년간 다양한 사회 분야에서 출국 관리 메커니즘을 강화해 왔다. 해외 종교인이 중국에 입국해 종교 활동을 하려면 관련 기관의 사전 승인이 필수이며, 이를 위반할 경우 불법 종교 활동으로 간주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종교의 국제적 교류와 자율성을 더욱 제약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종교 활동의 ‘행정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 내 신앙 공동체의 대외 접촉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장·춘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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