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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북한 당국이 신의주온실종합농장 준공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또 하나의 ‘기념비적 창조물’을 내세웠다. 그러나 과도한 수사와 반복되는 충성 의례, 청년·군인 동원 서사는 이 사업이 과연 주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농업 정책인지, 아니면 체제 선전과 정치 동원의 무대인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남긴다.
보도는 “초유의 대온실군”, “농장도시”, “보물섬”이라는 표현을 동원해 성과를 극대화한다. 하지만 생산량, 유통 경로, 가격 안정 효과, 지역 주민의 실제 접근성 같은 핵심 지표는 철저히 빠져 있다.
과거 북한의 대형 농업·공업 프로젝트들이 준공식 이후 유지·운영 단계에서 난관에 부딪혀 유명무실해진 사례를 떠올리면, 이번에도 ‘준공의 장관’이 ‘지속 가능한 성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준공식 전반은 농업 기술이나 경영 혁신보다 지도자 개인에 대한 찬양과 충성 의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연설과 의례의 중심에는 김정은에 대한 반복적 경의 표명이 자리한다. 온실은 농업 인프라인 동시에 체제의 상징물로 소비되고, 농민과 주민은 정책의 주체가 아니라 ‘환호의 배경’으로 기능한다.
보도는 청년돌격대와 군인건설자의 ‘열혈’과 ‘영웅성’을 강조하지만, 이는 북한 특유의 준강제적 노동 동원 체제를 미화하는 언어에 가깝다. 청년의 삶과 노동권, 안전, 보상에 대한 언급은 없고, 성과는 전부 ‘충성의 선물’로 귀결된다. 이는 인력 동원의 비용을 체제 외부로 전가하는 방식일 뿐이다.
위화도 지역의 홍수 피해를 극복했다는 서사는 감동적으로 포장되지만, 기후 재해에 대한 구조적 대비(제방 유지, 보험, 식량 비축, 지역 분산 생산)에 대한 설명은 없다. 단발성 대형 시설이 재해 대응의 해법처럼 제시되지만, 장기적 회복탄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보도는 재배 방식과 기술, 생산량에서 “세계를 따라앞서”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에너지 공급 안정성, 자재 조달, 부품·종자 수급, 데이터 공개 등 선도국의 기본 요건에 대한 검증은 없다. 기술 담론은 선언으로 남고, 검증은 부재하다.
신의주온실종합농장은 유리로 지어졌지만, 그 성과를 둘러싼 정보는 투명하지 않다. 농업은 주민의 식탁으로 평가받아야지, 환호와 수사로 평가받을 수 없다.
정치 의례가 끝난 뒤에도 채소가 꾸준히 공급되고 가격이 안정되는지, 주민이 그 혜택을 실제로 누리는지 이 질문에 답하지 않는 한, 이번 준공은 또 하나의 ‘선전용 장관’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