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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돋보기] 북한 김정은 핵잠수함 시찰

- ‘자위’라는 이름의 선동, 현실은 군사적 도박
인터넷 캡쳐

조선중앙통신은 12월 25일, 김정은이 8,700톤급 핵동력 전략유도탄잠수함 건조 현장을 직접 지도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통신은 이를 “자위적 국방정책”의 정당한 귀결로 포장하며, 해군의 핵무장화가 국가 안전과 평화를 담보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장황한 선전은 냉정한 현실 앞에서 심각한 문제를 드러낸다.

김정은은 “최강의 공격력이 방어의 기초”라는 논리를 반복했다. 이는 북한 정권이 수십 년간 즐겨 사용해 온 역설적 수사다. 공격 능력을 극대화해야 안전하다는 주장은, 사실상 선제·보복 공격 능력을 제도화하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핵추진 잠수함과 전략유도탄은 본질적으로 은밀한 핵공격 수단이며, ‘억제’라는 말로 감싸기에는 지나치게 공격적 성격이 분명하다.

통신은 핵잠수함 건조를 “로동계급과 과학자들이 시대와 역사 앞에 새기는 불후의 업적”으로 치켜세웠다. 그러나 주민들이 직면한 현실은 만성적 식량난, 에너지 부족, 의료·보건 인프라의 붕괴다.

핵잠수함 한 척에 투입되는 천문학적 자원은 주민 삶의 개선과는 무관하며, 오히려 국가 자원의 왜곡된 배분을 상징한다. ‘국위’와 ‘국체’를 내세운 선동은 내부 불만을 외부 위협으로 전가하려는 고전적 수법에 불과하다.

김정은은 한국의 핵잠수함 개발 논의를 “공격적 행위”로 규정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그러나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고도화가 먼저 지역 긴장을 끌어올렸다는 점은 외면한다.

핵잠수함 시찰 보도는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군비 경쟁을 가속화하는 신호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북한이 주장하는 ‘평화 환경 보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번 보도는 기술적 성과를 과시하는 동시에 “가차 없는 보복”을 강조하며 공포와 충성을 동시에 동원한다. 하지만 반복되는 위협의 언어는 외교적 고립을 심화시키고, 제재 완화나 국제적 신뢰 회복의 가능성을 스스로 차단한다.

핵무장화의 가속은 단기적 내부 결속에는 유효할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경제적·외교적 파산을 앞당길 뿐이다.

결국 이번 핵잠수함 건조 시찰 보도는 ‘자위’라는 명분 아래 공격적 군사 전략을 정당화하려는 정치적 연출에 가깝다. 주민의 삶을 개선하지 못하는 핵무력은 평화의 방패가 아니라, 체제 유지의 도박적 수단일 뿐이다.

강·동·현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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