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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 148 |
조선신보가 2025년 가을 방북 소감을 통해 “령도자에 대한 절대적 신뢰”와 “해마다 전진”이라는 만능 문구를 반복했지만, 이는 북한 정권이 만들어낸 전형적인 선전틀을 그대로 재현한 것에 불과하다.
코로나 이후 3년 넘게 외부 정보가 차단된 상황에서 제한적으로 안내된 장소만 본 재일동포 방문단의 인상기는, 실제 북한 주민이 겪는 삶의 조건과는 심각한 괴리를 드러낸다.
조선신보는 평양의 초고층 아파트, 새 거리 조성을 “5개년 계획의 성과”로 소개하며 북한의 ‘변화’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내세웠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 건설사업은 주민 생활 개선이 아닌 체제 과시용 정치 건설로 비판받아왔다.
대표단이 “새 아파트”를 본다고 해서, 그것이 북한 전체 주민의 삶이 개선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평양 중심부만 ‘치장’하는 전형적인 쇼케이스식 방문 코스에 가까웠다.
한 기자가 “우리 인민의 생활양식이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는 조선신보의 인용은, 코로나 봉쇄로 3년 넘게 국경이 닫혀 생필품 수급이 악화된 현실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실제 보고된 변화는 다음과 같다. 국경봉쇄 기간 밀수·시장 경제가 급격히 위축, 의약품 공급 붕괴, 사망 사례 증가, 장마당 물가 폭등과 지역별 물가 격차 확대, 봉쇄 기간 영양실조 아동 비율 상승 등이다.
그럼에도 조선신보 기사에서는 이러한 문제는 단 한 줄도 언급되지 않는다. 되레 주민들의 고통을 “어려움은 있었지만 전진했다”는 상투적 문구로 덮어버렸다.
방문단 소감의 전반을 관통하는 표현은 “절대적 신뢰”, “확신”, “존경” 등 지도자 숭배로 귀결되는 언어다. 방문단이 듣고 보고 기록한 내용은, 북한 주민의 실제 생활 평가가 아니라 북한 당국이 보여주고 싶은 ‘연출된 현실’에 가깝다.
조선신보는 2021년 제8차 당대회 이후 5만 세대 건설, 농촌혁명강령, 지방발전 20×10 정책 등이 “어김없이 집행됐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집행”과 “성공”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북한은 “수행했다”, “관철했다”는 표현을 일상적으로 사용하지만, 정확한 수치와 검증 가능한 자료는 제공하지 않는다. 조선신보 기사 역시 이러한 허위적 언어 구조를 그대로 가져왔다.
코로나 봉쇄 이후 재일동포들의 방북이 재개되었지만, 그 핵심 목적이 주민 생활 평가가 아니라 정권 찬양 기사 생산으로 귀결되고 있다.
조선신보 대표단의 소감은 북한 정부가 의도한 프레임 안에서만 기술된 제한적 관찰이다. “난관 속의 전진”, “절대적 신뢰”, “새시대 변화”와 같은 문장은 북한 선전매체가 몇십 년 동안 반복해온 문구들과 놀라울 만큼 동일하다.
실제 북한 주민들이 겪는 현실 — 식량난, 의료난, 에너지 부족, 이동 제한, 정보 통제 — 은 이번 기사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북한이 보여주는 ‘발전’은 변화가 아니라 연출이며, 조선신보가 전한 ‘확신’은 주민의 목소리가 아니라 정권의 메시지일 뿐이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