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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돋보기] 박태성 내각총리, 탄광·발전·화학 현장 방문

- ‘현지 협의회’라는 이름의 충성 경쟁… 실질적 해결책은 부재
인터넷 캡쳐 - 조선중앙통신 144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1월 16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박태성 내각총리가 순천·북창·개천 등 주요 탄광지구와 청천강화력발전소,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 등을 현지 점검했다고 한다.

겉으로는 “증산투쟁의 불길”을 강조하며 경제 활성화를 독려하는 모습이지만, 이 일련의 행보가 드러내는 것은 북한 경제의 구조적 위기와 만성적 자원 부족이다.

북한의 선전은 늘 “현지지도—격려—증산 독려”의 패턴을 반복하지만, 이 패턴은 이미 오래전부터 **현장의 고갈된 실상을 감추기 위한 의례적 쇼**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확인되어 왔다.

박태성은 세 곳의 탄광을 돌며 “탐사·굴진 강화”, “예비채탄장 확보”, “운반능력 제고”, “기계화 비중 확대”를 지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지시는 지난 수십 년간 김정일·김정은 시대 동안 거의 매년 반복되어 온 문구와 동일하다.

북한이 강조하는 ‘기계화비중 확대’는 자본재·부품 조달이 가로막힌 북한의 상황에서는 공허한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 탄광 노동자들의 사고율과 건강 피해는 이미 국제사회가 반복적으로 지적한 문제지만, 박태성의 방문 보도에서 노동자 안전 문제는 단 한 줄도 언급되지 않았다.

청천강화력발전소는 북한 전력생산의 핵심 축이지만, 설비는 수십 년 이상 된 구식 보일러와 터빈이 대부분이다. 통신은 박태성이 “전력생산원가를 줄이고 효률을 제고하라”고 했다고 보도했지만, 발전소의 원가 절감은 기술 혁신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노후 설비와 노동자에게 ‘더 버티라’는 강요에 가깝다.

남흥청년화학련합기업소는 북한 비료 생산의 핵심 지점이다. 박태성은 “압축설비 조립·시운전 책임 수행”을 강조했지만, 이는 현재 공장이 정상 가동조차 어려운 상황임을 반증한다.

북한은 올해 내내 식량난을 감추기 위해 ‘풍년가’, ‘결산 분배 성과’를 선전해 왔지만, 비료 부족은 이미 농업 생산량 하락의 결정적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정부가 비료 증산을 이렇게 절박하게 지시한다는 것은, 북한의 식량 상황이 공식 보도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점을 다시금 확인시킨다.

박태성의 연쇄 방문은 북한 내부 경제의 현실을 다시 한번 드러낸다. 탄광은 고갈됐고 발전소는 노후했으며, 비료공장은 멈춰 있고 노동자는 과로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실질적 개혁 대신 정치적 선전과 충성 강조로 문제를 덮고 있다.

이번 보도 역시 “증산투쟁”*이라는 구호 뒤에 숨은 경제 붕괴와 노동 착취의 실상을 감추기 위한 또 하나의 전형적 선전물이다.

김·도·윤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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