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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오늘] 금강산 ‘세계유산 등록’ 선전

- 세계유산 지정, 체제 선전 도구로 활용
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 95

조선신보는 금강산이 올해 7월 세계문화 및 자연유산으로 등록되었다며 이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기사는 금강산의 지질학적 특징, 화강암 봉우리와 계곡, 폭포와 호수, 바다가 어우러진 경관의 아름다움을 길게 나열하면서 ‘종합경관지역’으로서의 탁월한 가치를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서술은 정작 중요한 문제들을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있다.

금강산의 경관적 가치와 역사적 의미는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세계유산 등재 사실을 북한은 마치 체제의 ‘위대한 업적’으로 포장한다.

등재 과정에는 국제기구의 평가와 협력적 관리 계획이 필요하지만, 북한은 이를 대외 협력의 계기로 삼기보다는 내부 선전과 체제 정당화에 집중하고 있다. 금강산의 아름다움조차 주민 삶의 질 향상과 무관하게 지도자의 ‘위업’으로 귀속시키는 것이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된다는 것은 국제사회가 해당 지역의 보존과 관리 상태를 주시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북한은 금강산 관광을 사실상 중단한 채, 한국 기업(현대아산)의 자산을 일방적으로 몰수하고 외국인의 접근을 제한해왔다.

관광객의 자유로운 왕래가 불가능하고 국제 기준에 맞는 투명한 보존 관리도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세계유산’ 타이틀은 사실상 껍데기에 불과하다.

북한은 금강산을 ‘조선의 명산’이라 치켜세우지만, 정작 인근 지역 주민들은 식량 부족과 에너지난으로 고통받고 있다. 세계적 자연유산이 주민들에게 어떤 실질적 혜택을 주는지는 설명하지 않는다. 전력난 속에서 난방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주민들에게 금강산의 폭포와 바다가 ‘생활의 풍요’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금강산의 세계유산 등재는 분명 축하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북한이 이를 진정한 보존과 국제 협력의 기회로 삼기보다는, 대내외 선전의 도구로 소비하고 있다는 점은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자연유산은 정치 선전물이 아니라, 인류 공동의 자산으로서 투명하고 개방적으로 관리될 때 그 가치가 온전히 발휘된다.

김·성·일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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