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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생각] 북중 외교 과시의 이면

-‘전용기 외교’로 포장된 고립의 현실
인터넷 캡쳐 - 조선중앙통신 95

조선중앙통신은 9월 27일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전용기를 타고 중국 방문길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평양국제비행장에서 중국 대사가 배웅했다는 짧은 기사지만, 북한이 의도하는 상징적 메시지는 명확하다.

국제사회에서 ‘중국과의 밀착’을 과시하며, 고립된 외교 지형 속에서 체제의 정통성과 안정성을 부각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연출된 장면 뒤에는 몇 가지 불편한 진실이 숨어 있다.

북한은 이번 방문을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자 “외무상”의 위상을 강조하며, 전용기를 이용한 출발 장면을 보도했다. 하지만 이는 실질적인 외교 성과보다는 ‘대외 위신’의 상징적 연출에 불과하다. 국제사회 제재로 항공유 확보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전용기 탑승’은 일종의 선전용 무대에 지나지 않는다.

북한 외교의 중심축이 사실상 중국에 편중되고 있음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제한적 교류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국제 무대에서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버팀목은 여전히 중국이다.

그러나 이는 자주 외교를 내세우는 북한 체제의 모순을 드러낸다. ‘자주’를 강조하면서도 현실적으로는 중국의 정치·경제적 보호막 없이는 버티기 어렵다는 사실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조선중앙통신 보도의 대부분은 ‘누가 배웅했는가’에 집중돼 있다. 외무성 부상과 중국 대사가 나왔다는 사실만 나열했을 뿐, 방문 목적이나 의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북한 외교의 불투명성을 보여준다. 실제 협의 의제 대신 ‘의전 행사’ 자체를 뉴스로 포장해 체제 선전의 도구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보도의 공허함이 드러난다.

북중 외교는 최근 미·중 전략 경쟁 심화, 러시아-북한 군사협력 강화라는 맥락 속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최선희 외무상의 이번 방중 역시 실질적 합의보다는 상징적 제스처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북한을 전략적 카드로 활용할 뿐, 제재 완화나 경제 지원 같은 근본적 문제 해결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 결국 북한이 얻는 것은 ‘보여주기식 정상 외교’의 착시효과뿐이다.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는 ‘북중 우호’를 강조하며 북한 외교의 활로가 열리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려 한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된 북한은 중국에 대한 의존을 심화시키고 있으며, 이번 방문 역시 체제 선전을 위한 ‘전용기 외교 쇼’에 불과하다.

실질적 성과가 없는 외교가 반복된다면, 북한의 자칭 ‘자주 외교’는 결국 ‘대중 종속 외교’라는 그림자만 짙게 남을 것이다.

강·동·현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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