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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조선중앙통신 88 |
조선중앙통신은 최근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 삼가 올리는 충성의 편지 이어달리기 대렬들이 평양을 향해 달리고 있다”는 장황한 기사를 내보냈다.
기사 속 묘사는 인민이 전국 곳곳에서 김정은에게 충성을 다짐하는 편지를 품고 달리는 일대 정치적 행사로 포장되어 있다. 그러나 이를 비판적으로 분석하면, 실제 주민들의 삶과 괴리된 전형적인 북한식 정치 선전 행사임이 드러난다.
기사에서는 각 도와 시, 군의 대렬들이 당기를 앞세우고 지역을 돌며 편지를 전달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이는 사실상 상명하복식 정치 동원에 불과하다. 주민들에게는 참여를 거부할 자유가 전혀 없으며, ‘충성의 편지’ 자체도 인민의 자발적 의지가 아닌 당국의 기획물이다.
매번 반복되는 이러한 충성 퍼포먼스는 주민 개개인의 사상적 순응을 강요하는 통치 방식의 일환일 뿐이다.
보도는 이어달리기 참가자들이 각지의 공장과 건설 현장을 참관하며 ‘당의 웅대한 정책 성과’를 체험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북한 경제 현실은 식량난, 에너지 부족, 의료 위기 등으로 피폐하다.
참관 대상이 되는 공장과 시설들은 대체로 전시용으로 꾸며진 모델 사업장에 불과하며, 주민 대다수는 기사에서 묘사된 ‘윤택한 생활’을 누리지 못한다.
특히 기사에서는 청년 학생과 인민군·사회안전군 장병들까지 ‘혁명적 기백’과 ‘무적의 용맹’을 다짐하며 달린다고 선전한다. 이는 정권의 통치 정당성을 강화하기 위해 청년과 군대를 의례적으로 동원하는 정치 의식에 불과하다.
본래 학업과 병역이라는 본연의 임무에 집중해야 할 이들이 정치적 충성 경쟁에 동원되는 현실은 북한 사회의 왜곡된 우선순위를 보여준다.
조선중앙통신이 묘사하는 ‘행복한 인민’의 이미지는 주민들의 실제 삶과는 동떨어져 있다. 외부 보고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여전히 장마당에 의존해 생계를 유지하며, 국가가 약속한 공급 체계는 사실상 붕괴된 상태다. ‘충성의 편지 이어달리기’는 주민들의 생활고를 가리는 연막이자 정권 충성 강요의 또 다른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이번 ‘충성의 편지 이어달리기’ 보도는 김정은 체제가 의례적 충성 행사를 통해 정권에 대한 무조건적 지지를 연출하려는 시도임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실제 주민들의 삶과 괴리된 선전은 오히려 북한 체제의 불안정성과 내부의 취약성을 반증한다.
인민의 진정한 목소리가 아닌, 강제로 쓰여지고 강제로 달려 전달되는 ‘충성의 편지’는 결국 권위주의적 통치의 상징일 뿐이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