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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 86 |
조선신보가 소개한 평양보링관 관장 신주현 씨의 이야기는 겉으로는 “애국의 대를 이어가는 모범적 사례”처럼 포장돼 있지만, 실제로는 북한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선전 선동의 전형을 드러내는 사례라 할 수 있다.
기사에서는 신주현 씨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보링관 관장이 되었다는 것을 “결심”과 “애국”으로 미화한다. 그러나 이는 자유로운 직업 선택의 결과라기보다는, 사회주의 체제에서 후계적 충성심을 강요받는 문화의 반영이다.
“아버지를 이어받는다”는 서사는 개인의 삶이 당과 수령 중심의 충성심으로 포섭되는 방식을 잘 보여준다.
보링관의 설비가 지속적으로 말썽을 부렸다는 대목은 북한 사회의 낙후한 기술력과 경제적 고립을 드러낸다. 기사 속에서는 “수입하자”는 의견이 오갔음을 소개하지만, 실제로는 국제 제재와 외화 부족으로 인해 수입조차 불가능한 상황임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결국 ‘자력갱생’이라는 미명 하에 낡은 설비를 억지로 수리하며 연명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드러나는 것이다.
평양보링관 건립에 기여한 재일동포 권영숙 씨의 이름을 반복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정치적 의도다. 북한 정권은 해외 동포의 기부를 ‘애국지성’으로 포장해 체제 정당화에 활용하고, 동시에 재외동포들에게 지속적인 헌신을 강요한다. 이는 ‘조국을 위해 헌신하지 않으면 불충’이라는 선전 논리와 맞닿아 있다.
김일성이 보링관 초대 관장을 치하했다는 일화는 체제 우상화의 또 다른 장치다. 단순히 한 시설의 개관을 ‘수령의 현명한 지도’와 연결하는 것은 북한 언론의 전형적 수사이며, 주민들에게는 “모든 성취는 수령의 은덕 덕분”이라는 사고방식을 주입한다.
조선신보가 전하는 신주현 관장의 이야기는 실제로는 낙후한 설비 관리의 어려움, 해외 동포의 기부에 의존하는 구조, 개인의 자유로운 삶이 봉쇄된 사회적 억압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북한 언론은 이를 체제 미화와 ‘애국 계승’의 서사로 왜곡한다. 결국 평양보링관의 사례는 북한 체제가 “애국”이라는 이름으로 개인과 집단을 통제하고, 현실의 모순을 가리려는 전형적인 선전극에 불과하다.
강·동·현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