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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 기각

- 재판관 4대4로 팽팽.. 6인 이상 동의 못미쳐 즉시 업무 복귀

헌법재판소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를 기각했다. 이 위원장은 즉시 직무에 복귀하게 되었으며, 이번 결정은 재판관 8명 중 4명이 기각 의견을 냈고 나머지 4명이 인용 의견을 내는 등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내려졌다.

헌법재판소의 공식 법정 의견은 "재판관 6인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헌재법에 따라 기각으로 결론지어졌다. 이로 인해 이 위원장은 법적 절차에 따라 계속해서 방송통신위원장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탄핵소추의 핵심 쟁점은 이 위원장이 방송통신위원회 법정 인원인 5명 중 2명만 임명된 상황에서 KBS와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선임안을 의결한 것이 방통위법 위반인지 여부였다.

기각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재적위원은 문제되는 의결 시점에 방통위에 적을 두고 있는 위원을 의미하며, 방통위의 재적 위원은 이 위원장과 김태규 2인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재적위원 전원이 출석 및 찬성으로 이뤄진 의결이 방통위법상의 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보는 것은 법규범의 문리적 한계를 넘는 해석"이라며, "재적위원 2인에 의해 의결을 한 것이 방통위법 13조 2항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방통위법은 '재적 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국회 측의 주장인 5인의 과반수인 3인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해석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인용 의견을 낸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정정미, 정계선 재판관은 "2인의 위원만이 재적한 상태에서는 방통위가 독임제 기관처럼 운영될 위험이 있다"며 이 위원장이 방통위를 온전하게 구성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방통위법의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최소한 3인 이상의 위원이 채워진 상태에서 의결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이 방송 재허가 등의 현안을 장기간 처리하지 않았을 경우 헌법 및 국가공무원법에 규정된 공무원의 성실의무에 위반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또한, 이 위원장이 자신에 대한 방문진 이사들의 기피 신청 의결에 참여한 것에 대해서도 "기피신청은 방통위에 심의·의결을 할 수 있는 위원으로 김태규 1인만 남게 해, 위원회의 구성을 불가능하게 하는 기피신청권 남용에 해당해 부적법하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이 KBS와 방문진 이사 후보자를 부실하게 심사해 부적격 후보자를 임명했다는 소추 사유에 대해서는 "후보자 면접을 실시하지 않았다거나 회의에 소요된 시간이 1시간 45분 정도였다는 것만으로는 추천·임명 과정에서 대표성과 전문성이 고려되지 않았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진숙 위원장은 탄핵소추 기각 후 취재진에 "헌법과 법리에 따라 현명하게 결론을 내려준 헌재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반면, 국회 측 대리인 장주영 변호사는 "입법 취지에 어긋나는 도의적인 위법행위에 대해 헌재가 엄중하게 판단하지 않은 점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차·일·혁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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