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3·9대선 기획칼럼 ④] 이번 대선은 反민주세력 단죄와 심판의 일대 계기

- ‘촛불 탄핵’과 ‘적폐청산’으로 바뀐 정치 지형 -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로 질주했는데 - 자유민주 헌정 체제 복구가 절대절명의 과제

20대 대선은 역대 대선 중 가장 비호감 후보에 네거티브로 일관하고 있다는 부정적 평가가 일반적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왜 정책대결은 사라지고, 거대 담론은 실종된 채 오로지 인물간 네거티브로 시종하고 있는 것일까? 선거는 구도, 정책, 인물의 대결로 치러진다. 기본적 정치지형 위에서 현재적 갈등이 드러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당간 정책 경쟁이 이루어지며, 인물 간 대립구도가 형성되는 것이다.

문제는 문정권과 여당이 정책대결을 가로막고 있다는 데 있다. 기본적 현안과 갈등구조가 드러나고 이를 시정할 정책 대결을 하면 결정적으로 불리해지기 때문이다.

문정권 5년은 거짓과 실패로 범벅되어 있다. 법치주의가 무너지고 의회민주주의가 일탈하였고, 위헌적 법률이 양산되었다.

북한의 핵개발은 좌시한 채 종전선언 등 엉뚱한 평화놀음에 매달리면서 북한과 중국에 굴종적 외교로 일관한 결과, 국가안보는 누란의 위기에 처해 있다.

경제적으로는 경쟁력 추락은 말할 것도 없고, 부동산과 물가 폭등 그리고 청년실업 문제를 비롯하여 민생은 도탄에 빠지고, 국정 전반에서 걸쳐 총체적 부실과 혼란을 맞고 있다.

이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fact)이다. 혹자는 임기말 40%선을 유지하고 있는 문정권 지지율을 들어 이를 반박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친문 골수 지지층과 그동안 정권이 풀어놓은 국가예산에 코가 꿰인 수혜층의 숫자를 더한 최대치에 다름 아니다.

그러기에 과반수를 훌쩍 넘는 국민이 문정권을 실패로 규정하면서 정권교체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문정권과 민주당은 대선은 <회고적 투표>가 아니라 <전망적 투표>를 하는 것이라고 강변한다. 이는 한국 정치에서의 역사적·경험적 사실을 지적한 것에 불과한 것인데, 이를 “그래야 된다”는 규범적 주장으로 슬쩍 바꿔치기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정 비판>에서 도망치려는 술수에 불과한 것이다.

올바른 방향정립은 객관적 현실에 대한 성찰과 비판에 토대를 두어야 한다는 점에서 완전히 잘못된 진단이다. 앞으로 우리가 나아갈 방향, 즉 향후 기본적 정책방향과 거시 담론을 언급하려면 먼저 현재의 문제점을 지적해야 하고 문정권의 실정을 입에 올릴 수밖에 없다.

저들은 이번 대선을 철저하게 인물대결로 묶어놓고 있다. 정책을 논하더라도 대북-대중정책이나 <소주성>과 같은 경제정책 등은 문정권의 실정을 부각시키기 마련인 만큼 이재명후보의 도지사 경험을 앞세운 아주 지엽적 미세정책만 다루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민주당 후보는 경제에 유능한, 미래지향적 인물임을 부각시키려 한다. 반대로 상대방은 국정경험이 없는 무능한 인물이라고 부각시키려는 것이다. 문제는 그러다보니 자연히 대장동 의혹과 같은 자신의 비도덕성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

결국 사실 왜곡·날조의 마타도어(흑색선전) 중심의 네거티브가 기승을 부리는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선거전은 여당이 주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선거 판세를 유리하게 이끌고 있는 것도 아니다. 문정권 실정이 너무도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심할 수 없다. 촛불 탄핵사태와 이후 집요하게 펼쳐진 <적폐청산>으로 인해 한국 정치의 기본 지형 자체가 좌로 기울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저들이 믿는 구석일 터이다. 따라서 이제야말로 그동안 실종된 문재인 정권의 실정에 대한 심판, 그리고 이를 토대로 하는 향후 정책 경쟁이라는 대선의 본령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문정권의 실정은 어떤 기준에 의해 판단할 것인가? 여기에는 두 가지 시각이 있다.

하나는 문의 <대통령 취임사>를 기준으로 그의 실정을 비판하는 방식이다. 이는 무엇보다 스스로가 설정한 목표를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점에서 잇점이 있다. 이것은 자유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기준에 맞추어 비판한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왜 문정권이 스스로 설정한 목표에 미흡한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거꾸로 행동하였는지에 대한 설명에는 부족한 감이 있다. 자신의 처지를 착각하고 의욕에 부풀어 불가능한 목표를 설정한 것인가? 그렇다면 거의 망상가로 낙인 찍히게 된다. 아니면 처음부터 자신의 속내를 숨기고 철저하게 위장한 것인가? 당선인 기간이 없었던 선거였다는 점에서 경황이 없었기 때문인가? 어찌되었든 이미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에 구태여 그렇게 철저하게 속일 필요가 있었는지에 대해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문정권의 실정을 비판하는 또 하나의 기준은 스스로 자임한 <촛불 정부>를 기준으로, 그것이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밝히고 이에 비추어 실정을 비판하는 방법이다. 이는 문정권의 시책들이 특정한 방향성을 갖고 추구해온 것이라는 관점에서 일관된 설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저들이 자임하는 <촛불의 명령>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명확히 규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저들 스스로조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 운운하는 것도 이러한 사정을 시사해주는 것이라 하겠다. 저들이 한 때 추진했던 개헌안을 통해 이를 유추할 수 있지만, 결국 당사자들이 무엇을 <촛불명령>으로 인식하고 있는지는 일종의 추론의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또한 저들이 자임하는 사명과 신념들이 필연적으로 <명백한 실정들>로 귀결되는 것인가 하는 점에서는 또 다른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는 난점이 있다.


이러한 구분을 둘러싼 논란은 저들 진영 내에서도 각도를 달리하여 나타나고 있다. 문재인 정권을 <제3기 민주(당)정부>로 인식하려는 것이 전자라면, <제1기 촛불정부>로 인식하려는 것이 후자의 입장에 해당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시각은 이재명정권이 등장할 경우, 그것이 <제4기 민주(당) 정부>인지, 아니면 <제2기 촛불정부>인지를 놓고 대립되는 것이다.

그러나 어떠한 입장에 서든, 문정권의 실정 자체는 명백하다. 논리에서 차이가 적지 않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어느 쪽 입장에 서든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문정권은 무능하고 도덕성에서 결정적 하자가 있다는 사실, 나아가 저들의 이념과 방향은 완전히 잘못된 것, 민주주의의 정도에서 이탈한 것이라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이다. 이를 전제로 전반적으로 보아 현재 대선은 주로 첫 번째 시각에 입각하여 공방이 이루어지고 있는 형국이지만, 여기서도 문정권은 수세에 몰리고 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저들은 <촛불명령>의 미명하에 잘못된 이념, 오도된 민주주의관, 민족관으로 대한민국과 자유민주주의 헌정체제를 파괴해온 집단이라는 사실, 즉 두 번째 시각은 크게 부각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바로 이러한 시각은 대선 이후 새 정부의 방향 설정과 국정운영에서 매우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민주주의와 전체주의의 이론가 르포르(Claude Lefort)에 의하면, 민주주의는 과거 군주에게 통합되었던 절대적 권력이 지식과 법(자유, 권리) 그리고 권력으로 분해되면서 이루어진 것이다. 이제 지식과 법 그리고 권력은 모두가 각자 독자적 논리에 입각하여 작동하게 된다. 지식은 절대 권력의 자장에서 벗어나게 되어 무엇보다 사실(fact)을 토대로 하며, 이를 기반으로 과학적 지식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명백한 사실을 전면적으로 왜곡해온 정권은 민주주의의 기초적 원리를 정면에서 위반한 것이다. 흔히 문정권을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하지만 이는 그 실상을 제대로 드러내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역사 전체를 <적폐>로 매도하는 등 사실을 의도적·체계적으로 왜곡·부정하고 있는 데 문제의 핵심이 있는 것이다.

민주사회에서 법(권리와 자유)의 특징은 단순한 법에 의한 지배(rule by law)가 아니라 인권을 핵심으로 하는 법의 지배(rule of law), 법치국가(Rechtsstaat)로 나타난다. 이는 서구 역사에서 기독교적 자연법 사상을 토대로 역사적으로 구성된 산물이다. 그러나 비서구 사회에서도 반드시 자연법 사상에 토대로 두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모든 것을 인간의 계약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이를 넘어 일종의 초월성을 인정하는 비결정의 개념으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국민주권을 코에 걸고 이른바 선출권력은 무엇이든지 전단(專斷)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과 행태야말로 참다운 민주주의에 정면 위배되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사실을 왜곡·부정하는 정치, 그리고 선출된 권력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가짜 민주주의가 문정권의 핵심적 문제점이며, 이재명후보는 그 완결판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대선은 거짓말 정권, 사기 정권을 지속시킬 것인가, 아니면 사실에 토대를 둔 상식적인 정권을 선택할 것이지를 가르는 일대 계기가 될 수밖에 없다. 또한 정치꾼들이 국민주권과 직접민주주의의 미명하에 무엇이든지 제멋대로 할 수 있는 나라로 완전히 굴러 떨어질 것인지, 아니면 삼권분립과 법치가 작동하는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울지가 결정되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최근 국제정세의 조류가 바뀌고 또한 미국의 정치가 바뀌고 있는 등 주변 정세에서도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이에 대한 세계 자유민주 국가들의 대중(對中) 견제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있다. 이번 선거야말로 중국과 북한에 노예처럼 끌려가는 국가가 될지, 아니면 자유세계와 동맹하여 자유 번영의 국가가 될지를 결정하는 결정적 갈림길이 될 것이다.

결국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완성할 것인지, 아니면 인류가 가꾸어온 자유민주주의 체제 즉 대한민국 헌정의 대도로 복귀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선택이 이번 대선에 걸려 있다.

이번 대선을 통해 촛불의 이름하에 오도된 민주주의를 단죄하고, 자유민주주의 헌정 체제를 복구하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절대절명의 과제인 것이다.

서 · 명 · 구 (전 청와대 정책조사비서관)

한국자유회의와 리베르타스는 3·9 대선을 맞아  [기획칼럼 시리즈물]을 대선일까지 연재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자유회의는 노재봉 전 국무총리의 제자그룹이 '체제탄핵' 국면에 나라를 구하자는 취지로 결성한 지성인 단체입니다.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