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헌재, 개성공단업체 소송에 "보상 입법 의무 없다“

- 2010년 5·24조치에 따른 보상 입법 불필요 - 남북관계 변화로 인한 손해, 업자가 대비해야

대북 투자사업에서 투자자가 손실을 봤다고 해도 그 투자는 위험성이 예견된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므로 국가에 보상을 위한 입법 의무가 없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북한 신규 투자를 불허하고 투자 확대를 금지한 2010년 5·24조치가 경제협력사업자들에 대한 보상 입법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위헌 확인 소송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각하 결정을 내렸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헌법소원 청구인은 개성공단의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기 위해 2007년 한국토지공사로부터 개성공단 내 상업업무용지를 분양받은 업체다.

정부는 2010년 3월 서해에서 훈련 중이던 천안함이 북한의 공격으로 침몰하자, 그해 5월 24일 대북 지원사업의 전면 불허를 골자로 하는 대북 조치를 발표한다. 통일부는 이에 따라 개성공단 안에서 토지이용권을 취득하고 건축허가를 받은 경우에도 착공이나 자재 반입을 사실상 억제했다. 이에 대해 관련 업체는 국가를 상대로 한 5·24조치 손실 보상 청구 소송에서 최종 패소한 이후인 2016년 헌법소원을 냈다.

이에 대해 헌재는 “북한에 대한 투자는 변화하는 남북관계에 따라 예측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당초부터 있었고, 경제협력사업을 하고자 하는 자들은 이런 사정을 감안해 자기 책임하에 사업 여부를 결정했다"며 "위험성이 이미 예상된 상황에서 발생한 손실에까지 보상 입법의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헌재는 정부가 남북협력기금을 재원으로 삼아 손실 보상 보험제도를 운영하는 등 예기치 못한 정치적 상황 변동과 손해에 대비하고 있고, 개성공단 사업이 장기 중단될 경우 투자기업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자금 지원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개성공업지구법 등을 마련해두고 있다고 말했다.

헌재는 올해 1월에도 정부의 2016년 개성공단 폐쇄 결정에 관한 헌법소원에서 당시 조치가 적법 절차를 어겼거나 재산권을 침해한 것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놓은 바 있다.

차 · 일 · 혁 <취재기자>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