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는 지난 8일자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하 '정구사')과 서울대 교수들의 기자회견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정의구현사제단과 서울대 교수 성명에 나타난 두 가지 민주주의' 기사 참조>
종교단체의 정치적 입장에 대해 논란이 커지고 있는 시점에, 윤석열 검찰총장을 수사하고 있는 대검의 한동수 감찰부장과 '정구사' 소속 신부가 만난 것으로 밝혀졌다.
조선일보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정구사 소속 정제천 신부는 지난 1일 대검을 방문해 한 부장을 만났고, 한 부장은 직접 정 신부의 차량이 대기하고 있는 지하 주차장까지 배웅하는 장면이 목격되었다고 한다.
또한 정 신부는 조선일보와 통화에서 “한동수 부장과는 신부-신자의 관계로, 이런 저런 기회에 자연스럽게 만나게 됐다. 정말 열심히 사시고 진실한 분”이라며, “내가 대검찰청 구경을 하고 싶다고 했고, 한 부장이 초대를 해주어서 가게 된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한동수 부장과 만난 자리에서 정구사 성명 관련 얘기를 나누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전혀 관련성이 없다”고 부인했다고 해당 기사는 전했다.
일전에 한동훈 검사장과 동아일보 기자와의 전화 통화를 두고도 검언유착(檢言癒着)이라며 떠들썩하게 소동을 벌인 바 있던 차제에, 한 부장과 정 신부의 만남에 대해 시중에는 벌써 '종검 유착'이라는 말이 떠돌고 있다.
더군다나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기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김봉현의 옥중 입장문에 따라 수사검사들의 처벌까지 언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정 신부와 한 부장과의 만남에 의혹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는 지적도 대두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사회단체 일각에서는 두 사람이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사이인데다가 종교적으로 사제와 신자 입장이라면 얼마든지 서로 교분을 나눌 수 있지만, 당시의 상황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무정지 취소 처분으로 업무에 복귀하던 시기라서 한 부장이 한가하게 지인을 청사로 불러 환담이나 나눌 분위기가 아니었다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더군다나 기독교를 비롯한 타 종교단체에서도 이와 유사한 성명 발표가 잇따르고 있는 상태인 점을 감안하면, '종검유착' 의혹을 받고 있는 두 사람이 적극적으로 만남의 배경과 사실관계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의혹을 받고 있는 정제천 신부는 서울대 재학시절 대표적인 운동권 동아리였던 ‘농촌법학회’ 회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는 천주교 광주교구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사제로 확인되고 있다.
서울대 운동권 출신으로 '농촌법학회'에 대해 잘 알고 있는 L씨는 예전의 활동상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억을 떠올렸다.
"서울대 운동권 역사에는 소위 ‘5대 패밀리’로 불렸던 동아리들이 있었는데, 바로 농촌법학회·사회과학회·경제법학회·대학문화연구회·후진국경제연구회 등이 그것이었다. 운동권 출신으로 정치권·시민사회 등지에서 내노라하는 서울대 출신들 중 상당수가 ‘농촌법학회’출신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이와 관련, '서울대학교 농촌법학회 50년 : 고난의 꽃봉오리가 되다' 라는 책을 보면, 서울대의 대표적인 운동권 동아리의 면모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비매품,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후원)
김 성 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