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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실험 앞두고 유엔 군축회의 의장국… 국제사회 우려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을 일삼은 북한이 유엔(UN) 제네바 군축회의(Conference on Disarmament·CD) 의장국을 맡아 국제사회의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제네바에서 열린 군축회의 본회의에서 65개 회원국 가운데 영문 알파벳 순서에 따라 매년 6개국이 4주씩 돌아가며 의장국을 맡는 관례에 따라 북한이 4주 동안 순회의장국을 맡게 되었다. 이에 한국, 미국, 일본 등이 잇따라 북한에 대한 유감 메시지를 내놓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한대성 주제네바 북한 대표부 대사는 “북한이 유엔 군축회의 순회의장국을 맡게 되어 영광”이라며 회원국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북한의 의장국 수임을 축하하고 지지를 약속한 국가인 중국과 러시아, 이란, 나이지리아, 파키스탄을 제외한 다른 회원국은 한 대사에게 동조하지 않았다.

첫 발언자로 나선 골리 제네바 유엔 주재 호주 대사는 한국과, 미국, 유럽연합 회원국, 영국, 캐나다, 일본 등 40여 개국의 공동 성명을 대표로 낭독하며 북한의 의장국 소식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독일, 프랑스, 뉴질랜드 등이 개별 발언을 통해 북한의 유엔 안보리 결의 준수를 촉구했다.

북한이 순회의장국을 맡는 것은 본회의 규칙에 따라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최근 북한의 대량파괴무기(WMD) 및 탄도미사일 역량 개발과 7차 핵실험 준비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위반하는 움직임에 따라 이와 같은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대륙간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등 17차례나 미사일을 발사하기도 했다.

이에 미 국무부는 북한이 비확산 문제에 무책임한 자세를 보였다고 지적하며 군축회의의 유용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은 국제 비확산 규범에 심각한 불안정을 초래했다”고 지적하며 바이든 정부가 군축회의 회원국 여부를 재고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별도의 결정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유엔 군축 회의는 1979년 설립된 세계 유일의 다자 군축 협상 포럼으로, 핵 군축, 핵분열물질 생산금지, 외기권 군비경쟁 방지, 소극적 안전보장 등을 논의한다. 북한이 유엔 군축회의 순회 의장국을 맡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2011년 이후 약 11년 만이다.

김 · 희 · 철 <취재기자>

  • 글쓴날 : [2022-06-03 21:5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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