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과 관련하여 ‘자진월북 근거가 불충분하다’며 공식 사과했다.
국방부는 16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해경의 수사 종결과 연계하여 관련 내용을 다시 한 번 분석한 결과, 실종 공무원의 자진 월북을 입증할 수 없으며, 북한군이 우리 국민을 총격으로 살해하고 시신을 불태운 정황이 있었다는 것을 명확하게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은 해수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공무원 이 씨(사망 당시 47세)가 2020년 9월22일 연평도 해역에서 실종돼 북방한계선 인근 북측에서 북한군 총격에 피살된 일을 말한다. 이 사건을 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대단히 미안하다”는 통지문을 보내기도 했다.
당시 사건 직후 해양경찰은 “실종자는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 도피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씨의 자진 월북 가능성을 암시했다. 당시 해경은 이씨가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고 북측에 월북 의사를 밝힌 정황 등 자진월북 근거 다섯가지를 제시했다.
그로부터 2년 후, 결과가 뒤집혔다. 박상춘 인천해경서장은 16일 인천 연수구 인천해양경찰서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종합적인 수사를 진행했으나 월북 의도를 인정할 만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도 보도자료를 내어 “피살된 공무원이 월북을 시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함으로써 국민들께 혼선을 드렸고, 보안 관계상 모든 것을 공개하지 못함으로 인해 많은 사실을 알려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서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씨 사망에 대해 자진월북으로 성급하게 결론을 내렸다는 논란이 일었던 만큼, 정부는 향후 추가 진상 규명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당시 야당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대북 관계 때문에 진실을 은폐한다”는 의혹이 일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이던 지난 1월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이씨 아들의 편지에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의 자료를 모두 공개하고, 북한에 의해 죽임을 당한 고인의 명예를 되찾아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유족은 당시 해경의 ‘자진 월북’ 발표와 관련해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고, 직무유기와 직권남용이 확인되면 문재인 전 대통령도 고소하겠다고 말했다.
김 · 성 · 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