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신 장군의 참마대성(斬馬大成)

2023.08.10 18:53:30

- 사적(私的) 인연이 아닌 공적(公的) 제도로서의 국정운영
- 그에 대한 판단은 늘 국민에게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삼국사기에서 삼국통일의 대업을 이루는데 있어서 두 번 째 가라고 하면 서러워 할 정도로 김유신은 아주 돋보이는 영웅임에 틀림없다. 삼국사기에서 김부식은 열전 10권 중 3권을 인간적인 실수도 많았던 김유신의 이야기를 여러 역경을 모두 극복하고 깨달음을 얻은 원효에 비해 양적으로도 압도하고 있다. 이러한 김유신도 젊은 시절 어머니 만명부인의 속을 태우며 천관녀에 빠져 방탕한 삶을 보냈었다.

 

김유신은 "네가 커서 나라에 공을 세워 왕과 부모에게 기쁨을 안겨줄 날을 밤낮으로 고대해왔는데 어찌 너는 술과 여자만 쫓아다니느냐?"라는, 어머니의 엄한 질책의 가르침에 반성하며 올바른 삶을 살기로 결심하였다. 그런 후에 어느 하루는 김유신이 다른 화랑들과의 자리에서 만취해서 말 위에 올랐는데, 말이 스스로 길을 잡아 자주 가던 천관녀의 집을 향했다.

 

말이 천관녀의 집에 이르렀을 때에 천관녀를 보고 놀라서 정신을 차린 김유신은 “말이 혼자 길을 잡아 온 것이다.”며 애꿎은 말의 목을 검으로 단번에 내리쳐 잘라버렸다. 이것이 바로 제갈량의 읍참마속(泣斬馬謖)에 비견되는 명장 김유신의 참마대성(斬馬大成)인 것이다.

 

현대사회에 있어서도 누군가 대의를 지녔으나, 작은 사적 인연에 얽매인 채 그것을 끊어내지 못해서 모든 것을 수포로 만들어버리는 것을 간혹 볼 수 있다. 특히, 정치적인으로서 한때 존경을 받았지만 사적 인연의 탐욕을 끊어내지 못하고 몰락한 경우가 있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면, 지난 문재인 정권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그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라고 하면서 “사람이 먼저”라고 하였지만, 사적 인연의 탐욕에 “우리 사람이 먼저”가 되어버려서 민심의 이반을 불렀었다. 현 윤석열 정부도 “공정과 상식”을 외치고 있지만, 사적 인연의 탐욕에 얽매어 인사에 있어서 공적제도를 등한시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만약 사안이 그러하다면 정권에 대한 지지율은 마치 폭포수 떨어지듯이 추락해서 국정운영의 동력을 상실하고 민심이 배를 뒤집어버리는 일이 발생할 수가 있다. 마치 김유신이 천관녀에 빠져 방탕한 생활로 아수라를 헤매던 것과 동격이 되는 것이다.

 

아직 현 정부는 집권의 초기로 남은 기간이 적지 않다. 그러므로 위기상황에서도 정권이라는 배가 전복되지 않도록 항시 복원력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권의 최고 책임자는 사적 인연이 아닌 공적제도에 의한 인사에 의해 국정을 운영하는 참마대성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먼저 “공정과 상식”이 자신의 눈에 비춰진 것이 아니라, 타인의 눈에 비춰진 것이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모든 것은 정권의 최고 책임자 자신에게서 비롯된 것으로 자신에게서 구하면 능히 구할 수 있는 것이니, 스스로 “공정과 상식”을 행하기 나름에 달린 것이다.

 

특히, 생선을 익힐 때에 무턱대고 찌르거나 휘저었다가 형태도 망가뜨리고 맛도 떨어뜨리는 섣부른 정책을 말하지 않아야 한다. 이러한 정책을 행하는 간사하고 무능한 자들을 사적 인연에 의해 등용시킨다면, 인자하고 능력이 있는 자는 숨겨져 가려지게 된다. 그에 따른 피해는 본인은 물론이거니와 국민에게 돌아가게 된다.

 

무릇, 정권의 최고 책임자에게는 인사권이라는 한 자루의 검이 있다. 그 검은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김유신이 말의 목을 자른 보검(寶劍)도 될 수도 있고, 의자왕이 충신의 목을 자른 흉검(凶劍)이 될 수도 있다. 이것은 모두 사적 인연이 아닌 공적제도에 의해 사용되는지 아닌지에 따라 국민이 판단하게 되는 것이다. 단지, 정권의 최고 책임자는 국정의 운영을 할 수 있는 권한만 가졌지 그것에 대한 판단은 자신이 아닌 국민에게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정권의 최고 책임자는 사적 인연의 흉검에 의한 일시적 과오를 단호하게 물리치고, 어떻게 공적제도의 보검에 의한 국가적 업적을 소명으로 달성할 것인가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深 · 思 · 翁 (심사옹)  <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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