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나라다! 우덜끼리...”

2020.12.16 17:17:11

- 사람들 대부분이 우울, 불안하지만
- '20년 이상 장기집권’을 노래하며 활갯짓
- 민심은 떠나가는데도 격양가가 불러대니...
- "두고 보자!”는 웅얼거림은 높아만 간다

 

  “[12월] 16일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 이후 가장 많은 1078명을 기록했다. 3차 대유행의 확산세가 더욱 거세지면서 신규 확진자수가 사흘 만에 1000명대로 다시 올라섰다...”

 

 

  이 나라에 사는 보통 ‘사람’들의 대부분은 그 언제부터인지 우울하고 불안하다. 비단 뛔국산 ‘돌림병’ 때문만은 아니다. 여러 가지 먹고 사는 문제가 간단치 않다. 이런저런 볼 상 사나운 꼬라지로 인해 치밀어 오르는 울화병을 억지로 참기도 한다.

 

  입가에서 웃음기를 찾아보기 힘든 건, 단지 돌림병도 무섭고 벌금(罰金)도 겁나 벗어던지지 못하는 마스크가 막아서가 아니다. “이게 나라냐?”고 외쳐보지만, 그 마스크 언저리에서 그저 뱅뱅 돌 뿐이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늘 상 그래왔지만, 요즈음 들어 더더욱 활기가 넘치고 안락한 기분을 만끽하는 무리가 있다. 마스크는 표정 관리에 긴하게 쓰인단다.

 

  앞으로 20년, 아니 연년세세(年年歲歲) 이어질 자신들의 세상을 다지는 획기적인 큰일을 마무리했다며 쾌재를 부른다고들 한다. 마음먹기가 께름칙했지 막상 쪽수로, 힘으로 밀어붙이니 뜻대로 되더라며 히죽거린다는데...

 

  큰 틀에서는 이렇다.

 

  “오늘 국무회의를 거쳐 공수처 관련법, 경찰법, 국정원법 등 국회가 진통 끝에 입법한 권력기관 ‘개혁법률’들을 공포하게 됩니다. 한국 민주주의의 오랜 숙원이었던 권력기관 개혁의 제도화가 드디어 완성되었습니다...”

 

  한마디로 그간 이 나라에서 힘깨나 써온 부류(部類)들에게 ‘개가죽’(개革)을 씌워 자신들의 애완강아지로 만들었다는 거 아닌가.

 

  이제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껄끄러운 사건, 이를 테면 그 무슨 ‘울산 시장 선거’와 ‘펀드 사기’와 ‘월성 원자력 발전소 조기 폐쇄’ 등등을 넘어, 건들면 ‘툭’하고 터질 것만 같은 미지(未知)의 사연들조차 없었던 일이 되거나 사소한 해프닝으로 거듭나게 되었다고들 수군거린다.

 

 

  더군다나 그 질기디 질긴 골치 덩어리 ‘우리 총장님’도 두 달씩이나 손발을 묶어놓았으니, 도랑치고 가재 잡는 격이 되었질 않는가. 이와 함께...

 

  ‘문의(文意)의 전당’에서는 밤낮으로 땅! 땅! 땅! 소리가 그치질 않았다고 했다.

 

  여러 말들이 그리 시끄럽던 저 ‘빛고을’의 과거사도 확실하게 정리되었지 싶다. 아무리 뛔국산 돌림병이 그친다 한들, 그 한 많고 불편한 진실에 대해서만은 마스크를 벗으면 무지막지한 벌을 내리게 단도리를 해 놨다.

 

  특히나 북녘을 향한 중요한 과제가 해결됐다고 반긴다. 다소 미흡하나마 이제야 비로소 북녘 ‘최고 돈엄(豚嚴)’께 면(面)이 서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단다.

 

  그 누이께서 앙칼지게 하명(下命)하신 ‘삐라 금지법’을 완결지었다. 그간의 노여움을 좀 푸셨으면 좋으련만...

 

  지난 시절에 ‘간첩’이라 불렸던, 북녘에서 이리저리 내려오시는 분들과 남녘의 그 도우미들을 ‘교류·협력 일꾼’으로 대접할 수 있게끔 법과 제도까지 정비한 만큼, 진심을 알아줄 게다. 그래서 그런지 관련 정보기관장께서도 “3년 후 대공 수사권이 이관될 때까지 경찰이 사수(射手)가 되고 국정원은 조수(助手)가 될 것”이라며 겸손을 떠셨다고 한다.

 

  한 가지 아쉬움은 양키나라 ‘도’통령께서 재선(再選)의 영광을 차지하셨더라면, 여세를 몰아 그 무슨 ‘대북 제재’를 풀어달라고 조르는 ‘결의안’이라도 턱하니 내놓을 수 있었는데... 앞으로 ‘나이든’ 당선자에게는 어찌 통하게 될지가 걱정이라면 걱정이란다.

 

  이에 더하여, 돈푼깨나 가진 기업들을 손아귀에 넣고 달싹하지 못하게 만드는 법, 같은 편인 노동자님들을 귀하게 위하는 법률들도 일사천리로 처리됐다니... 뒷배가 더욱 든든해졌단다. 그리고...

 

  ‘뒷배’ 라니 말인데... 이런 저들의 잔치에 빠질 수 없다는 듯, 노인네 한 분이 끼어 들었다고 한다. 연세답지 않게 든든하고 깔끔하게 ‘촛불정권’의 당위성을 뒷받침하는 작업을 대신 해주셨다지 뭔가. 말도 탈도 부담도 많던 ‘적폐청산’(積弊淸算)의 정당성을 일거에 정리해 주신 거 아니겠는가. 아무개 일간신문 머리기사의 가장 꼭대기 부분이다.

 

  “국민의 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임시 과오(過誤)로 수감된 것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이런 경사(慶事)까지 겹쳐서 그런지...

 

  “문재인 대통령은 생명을 가장 가운데 두고 생명을 먼저 살려야 한다는 원칙을 지켰다... 코로나 상황에서 대한민국에서 사는 것이 좋다... [정권을] 상당기간 계승하는 게 좋다. 그게 우리의 목표가 돼야하지 않겠나...”

 

 

  거침없는 월비어천가(月飛御天歌)와 격양가(擊壤歌)가 이전 변호인(辯護人) 시절에 총리를 지내신 여인네의 입에서 튀어나왔다고 한다. 물론 주위에서는 환호와 동조 보냈을 테고.

 

  “이게 나라냐?”고 눈을 희번뜩이며 고함을 질러대던 무리가 언제 적부터 당당하게 딴소리를 외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이 나라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저 놀라기만 했었다. 이제 와서는 노골적으로 하늘을 쓰고 도리질을 해댄다.

 

  “이게 나라다! 우리들만의 나라!”

 

  이런 같잖은 꼬락서니에 대해, 그들 나라의 ‘국민’이 되기 싫은 그냥 ‘사람’들은 여러모로 지쳐있다. 그러나...

 

  오늘도 웅얼거린다. 차오르는 분노를 마스크 안으로 집어삼킨다.

 

  “두고 보자! 얼마 남지 않았다!”

 

  어디에선가 힐끗 곁눈질했던 기사 한 토막을 떠올리며...

 

  “[12월]14일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7∼11일 닷새간 전국 18세 이상 25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은 전주보다 0.7%포인트 하락한 36.7%로 나타났다...”

 

 

李  斧 <主筆>

李 斧 기자 2booev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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