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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
이란이 미국과의 협상 국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겉으로 보면 혼란이다. 그러나 이 혼란을 반드시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47년간의 철권통치 아래에서도 이란 내부에 아직 ‘악의 축’이 아닌 ‘정상국가’를 꿈꾸는 세력이 살아 있다는 증거일 수 있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협상은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미국 측은 이란 지도부 내부의 혼선과 분열을 지적하고 있고, 이란 측은 공식적으로 “강경파와 온건파는 없다”며 단결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 보도는 혁명수비대의 강경파가 협상파를 압박하고 있으며, 핵 문제와 대미 협상 범위를 놓고 내부 이견이 커지고 있다고 전한다.
이것이야말로 오늘의 이란을 보여주는 핵심 장면이다. 하나의 이란이 있는 것이 아니다. 혁명수비대를 중심으로 악의 축 역할을 계속 감당하려는 이란이 있고, 국제사회와 함께 국민을 위한 정상국가로 돌아가려는 또 다른 이란이 있다. 전자는 전쟁과 고립, 탄압과 핵 야욕을 통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 한다. 후자는 더 이상의 젊은 생명이 전쟁터와 감옥과 교수대에서 사라지지 않는 나라를 꿈꾼다.
혁명수비대는 오랫동안 이란 체제의 심장부처럼 군림해왔다. 그들은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경제와 외교, 군사정책을 장악했고, 외부의 적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부 통제를 정당화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의 존재 이유는 추락하고 있다. 혁명수비대가 지켜온 것은 이란 국민의 삶이 아니라 자신들의 기득권이다. 그들이 확장해온 것은 국가의 품격이 아니라 중동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폭력의 네트워크였다.
최근 보도에서도 이란 강경파가 협상을 ‘배신’으로 몰아가며 국가 매체와 정치 선전 공간에서 대미 강경론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일부 지도부와 외교 라인은 전쟁 종식과 협상 틀을 모색하려 하고 있다. 이 충돌은 단순한 권력투쟁이 아니다. 이란이 계속 혁명수비대의 나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이란 국민의 나라로 돌아갈 것인가를 가르는 역사적 갈림길이다.
미국과의 협상은 이란에 결코 굴욕이 아니다. 오히려 이란이 스스로를 구할 수 있는 마지막 출구일 수 있다. 진정한 주권은 핵 농축 시설이나 미사일 창고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국민이 굶지 않고, 청년이 감옥에 가지 않으며, 여성이 교수대 앞에 서지 않고, 기업가와 지식인이 세계와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는 나라에서 나온다. 그런 나라가 강한 나라다. 그런 나라가 정상국가다.
이란의 온건파와 현실주의 세력이 아직 미약하다고 해도, 그 존재 자체는 희망이다. 47년의 공포정치, 종교권력의 강압, 혁명수비대의 감시와 선동 속에서도 전쟁을 멈추고 세계와 함께 살자는 목소리가 남아 있다는 사실은 결코 작지 않다. 그것은 이란 국민의 생명력이 아직 꺾이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것은 이란이 여전히 악의 축이라는 낡은 운명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품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길은 쉽지 않다. 혁명수비대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평화를 두려워한다. 평화가 오면 그들의 특권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국민이 자유를 맛보면 혁명이라는 이름의 감옥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언제나 전쟁을 말하고, 외세의 음모를 말하고, 순교와 저항을 말한다. 그러나 정작 그들의 언어 속에는 국민의 밥상도, 청년의 미래도, 여성의 존엄도 없다.
이제 이란은 선택해야 한다. 계속 악의 축의 전초기지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함께 더 이상의 피 흘림을 멈추고 자유와 희망의 미래로 나아갈 것인가. 이 선택은 단지 외교 노선의 문제가 아니다. 이란이라는 나라의 영혼을 되찾는 문제다.
우리는 이란 내부의 정상국가 세력이 더 크게 일어서기를 바란다. 혁명수비대의 야만적인 ‘악의 축’을 넘어, 국민의 생명과 자유를 우선하는 이란이 세워지기를 바란다. 이란 국민은 테러와 핵 위협과 억압의 이름으로 기억될 민족이 아니다. 그들은 오랜 문명과 지성, 예술과 신앙의 전통을 가진 위대한 국민이다.
이란의 자유세력은 이제 두려움에서 벗어나야 한다. 전쟁을 끝내고, 혁명수비대의 사슬을 끊고, 국민을 위한 이란으로 돌아가는 희망과 자유의 깃발을 높이 들기 바란다.
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 / 리베르타임즈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