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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북한 김정은이 신형 구축함 《최현》호에서 전략순항미사일과 반함선미사일 시험발사를 직접 참관하며 “핵전쟁 억제력”과 “전략 및 전술적 공격능력 강화”를 거듭 강조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4월 14일 이 같은 내용을 대대적으로 보도했고, 한국과 해외 언론도 이를 인용해 북한이 해군 전력의 핵무장화를 노골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보도에서 눈에 띄는 것은 단순한 무기 시험이 아니다. 북한은 전략순항미사일 2기와 반함선미사일 3기를 발사했다며 비행 시간과 명중 정확도까지 세세히 공개했고, 김정은이 3호·4호 구축함의 무기체계 구성안까지 보고받았다고 선전했다.
이는 개별 함정의 시험 운용을 넘어, 북한이 다수의 구축함을 축으로 한 해상 타격 체계를 본격화하려는 구상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외부 전문가들도 이를 북한의 ‘구축함 전단화’ 시도이자 핵·미사일 전력의 해상 확장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말하는 이른바 “억제력 강화”는 실상 방어가 아니라 위협의 정교화다. 김정은은 이번 시험발사 참관 자리에서 “핵전쟁억제력을 끊임없이, 한계 없이 확대강화”하는 것이 국가방위의 핵심 과업이라고 밝혔고, 전략·전술적 공격능력과 신속대응태세 강화를 주문했다.
이는 북한이 더 이상 핵을 체제 보존용 상징으로만 두지 않고, 실제 운용 가능한 공격수단으로 다듬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북한이 이런 군사행동을 언제나 “정당한 자위력”처럼 포장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바다 위에서 미사일을 쏘아 올리고 신형 구축함을 늘리는 행위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불안을 키우는 군사적 도발이지, 평화를 위한 조치가 아니다.
특히 해상 플랫폼에 전략무기를 탑재하는 방향은 탐지와 대응을 더 어렵게 만들며, 위기 시 오판 가능성도 높인다. 이는 지역 안보를 흔드는 훨씬 더 위험한 단계의 무력시위다.
더구나 북한의 이런 군사 선전은 늘 그렇듯 주민들의 참혹한 현실을 철저히 지운다. 경제난과 식량난, 전력난, 의료 낙후, 지방의 만성적 빈곤은 외면한 채, 정권은 수천 초 비행한 미사일과 신형 구축함의 전투체계를 자랑한다.
주민에게 돌아갈 자원은 줄어드는데, 체제 선전용 무기 개발과 대남·대외 위협 수단에는 끝이 없다. 결국 북한이 자랑하는 “국가방위”란 주민을 지키는 방패가 아니라, 김정은 정권을 지키는 철저한 통치 장치일 뿐이다.
이번 ‘최현호’ 시험발사는 군사기술 과시를 넘어선 정치 이벤트의 성격이 짙다. 국제사회가 다른 분쟁과 위기에 시선을 빼앗긴 틈을 타 북한은 자신들의 핵·미사일 능력을 기정사실화하고, 이를 되돌릴 수 없는 수준까지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시 말해, 이번 발사는 단순한 시험이 아니라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는 대내외 선언에 가깝다.
김정은 정권은 해군력 현대화와 핵무장이라는 단어로 체제의 자신감을 연출하지만, 그 이면은 결코 강성국가의 모습이 아니다. 주민을 굶기고 닫아걸고 침묵시키는 체제가 최신 구축함 몇 척을 더 만든다고 해서 정상국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럴수록 북한이 얼마나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지가 더 선명해질 뿐이다.
《최현》호에서 발사된 것은 미사일만이 아니다. 주민의 삶을 외면한 독재체제의 허세, 국제사회를 향한 협박, 그리고 내부 결속을 위한 낡은 전쟁 선전이 다시 한 번 바다 위로 쏘아 올려진 것이다.
북한이 진정으로 강화해야 할 것은 핵전쟁 억제력이 아니라 주민의 생존, 민생의 회복, 그리고 국제규범을 지키려는 최소한의 책임감이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은 또다시 그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