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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 가톨릭 296] 트럼프의 문명적 프로젝트

2026-04-02 07:52 | 입력 : 리베르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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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R. 리노 R. R. Reno is editor of First Things. 편집장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최근 뮌헨 안보회의에서 연설을 했다. 지난해에는 J.D. 밴스 부통령이 강경한 수사로 엄중한 경고를 발한 바 있다. 루비오의 연설은 보다 유화적이었고, 공동의 목적과 상호 우정에 대해 따뜻하게 언급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그 내용은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밴스와 루비오는 서방이 문명적 권태(civilizational malaise)에 빠져 있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확신을 전달하고 있다. 우리가 공유하는 서구 유산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중요한 과제이다.

루비오는 뮌헨에 모인 유럽인들에게 탈냉전 이후 수십 년간 추구되어 온 몇몇 핵심적 목표들이 오류였다고 판단하는 데 트럼프 행정부와 함께할 것을 요청했다. 국가를 초월한 세계 체제를 상상했던 “역사의 종말” 사고는 실패했다. 세계화의 경제적 요소는 결국 서방의 탈산업화를 초래하여 군사적으로 취약하게 만들었다.

세계화가 가져온 번영은 세계적으로 연결된 엘리트에게는 혜택이 되었지만, 평범한 시민들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세계화의 정치적 요소는 국가 주권을 약화시켰고, 글로벌 규범과 질서는 종종 폭군들이 자신들의 악행을 억제하려는 시도를 방해하는 데 이용되었다.

루비오는 또한 서방에 파괴적으로 값비싼 경제 정책을 강요해온 “기후 숭배”를 지적했다. 그는 개방된 국경과 느슨한 정책들이 “우리 사회의 결속, 우리의 문화적 연속성, 그리고 우리의 미래를 위협하는 전례 없는 대규모 이주 물결”을 초래했다고 관찰했다. 더 넓게는, 루비오는 로저 스크러턴이 “오이코포비아(oikophobia)”라고 부른—우리의 공동의 집과 유산에 대한 냉소적이고 비판적인 태도—의 해로운 영향을 지적했다.

이러한 오류들을 열거한 후, 루비오는 유럽 청중에게 (그리고 미국인들도 들어야 하는) 중요한 양보를 했다. “우리는 이러한 실수를 함께 저질렀습니다.” 그는 분명 옳다. 약화되고 사기가 떨어진 서방을 괴롭히는 문제들은 강력한 ‘열린 사회’ 합의의 결과였다. 미국은 세계화를 선도했다. 우리는 유럽연합의 창설과 확대를 장려했다. 우리의 대학들은 탈식민주의와 같은 반서구 이데올로기를 길러왔다.

루비오 연설의 주요 요지는 행동 촉구였다. 재산업화, 국경 통제, 국제 질서를 보다 절제되고 현실적인 기반 위에 재정립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요청은 우리의 공동 문명과 관련되어 있다.

루비오는 이렇게 선언했다. “우리는 자신의 문화와 유산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우리가 동일한 위대하고 고귀한 문명의 상속자임을 이해하는 동맹을 원합니다.” 유럽 또한 우리에게 같은 것을 원해야 한다. 강한 동맹은 문화적 자신감을 필요로 하며, 이는 단순한 형식적 인정으로는 결코 고양되지 않는다.

루비오는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나는 상당수 유럽 엘리트들이 최근 수십 년의 오류—특히 문명적 죄책감을 의도적으로 조장해온 것—를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비록 그들이 루비오가 명확히 제시한 새로운 방향에 대해 주저할 수는 있지만, 그들은 1990년 이후 등장한 문제들, 즉 열린 사회 합의에서 비롯된 문제들을 분명히 보고 있다.

그러나 루비오가 언급한 문명 재건의 한 요소는 유럽 엘리트들이 인정하지 않거나 인정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는 서구 문명의 중심 요소가 “그리스도교 신앙”이라는 “거룩한 유산”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옳은 지적이다.

헤겔은 이렇게 쓴 바 있다. “종교는 한 민족(그리고 문명)이 무엇을 진리로 여기는지를 스스로 규정하는 영역이다.” 종교는 문화를 살아 움직이게 하며, 인간의 초월을 향한 항구한 열망을 자극하고 인도한다.

그러나 20세기가 끝나갈 무렵, 열린 사회 합의는 역사상 한 번도 시도된 적 없는, 종교 없는 문화를 요구했다. 치열한 논쟁 끝에, 21세기 초에 제정된 유럽 헌법에서는 그리스도교가 의도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당시 교황 성 요한 바오로 2세는 깊은 유감을 표하며 이렇게 말했다. “사람은 자신의 유산의 뿌리를 잘라내지 않는다.”

미국은 유럽 국가들보다 여전히 종교적이다. 그러나 제러드 브래들리가 이 호의 「학교 기도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에서 지적하듯, 1960년대에 우리의 헌정 체제는 종교를 공적 영역에서 축출했다. 오늘날 다문화주의 이데올로기는 그리스도교의 공적 영향력 회복을 “분열적”이라고 간주한다. 그리고 성경적 도덕은 성 혁명과 충돌하며, 이 성 혁명은 유럽과 미국의 엘리트들에게 여전히 소중한 것으로 남아 있다.

생동감 있고 시민적 참여를 하는 그리스도교에 대한 적대감은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루비오가 제시하듯, 우리는 이를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그는 법치, 과학 탐구, 위대한 건축, 그리고 고귀한 자유의 전통 등 서방의 위대한 업적들을 찬양했다. 그리고 “이러한 경이로운 성취를 낳은 것은 하느님에 대한 신앙이었다”고 지적했다.

인간이 위대한 일을 하기 위해 신앙을 가진 것이 아니라, 신앙을 가졌기 때문에 위대한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의 문명적 미래는 단순히 서방에 대한 자신감 회복을 넘어, 더 위대한 무엇을 향해 시선을 두는 사람들에 달려 있다.

미국과 유럽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우리의 운명은 당신들의 운명과 얽혀 있으며, 앞으로도 항상 그러할 것입니다.”라고 루비오는 뮌헨에서 말했다. 실로 그렇다. 미국에 남아 있는 지속적인 경건성은 그리스도교를 공적 삶에서 여전히 강력한 요소로 만든다.

우리는 그러한 영향력이 더욱 커져 유럽에도 확산되기를 기도해야 한다. 문명은 위로부터 오는 진리에 의해 새로워진다. 하느님과의 일치를 추구하는 이들이 세상을 움직인다.

* 리베르타임즈에서는 '미국 가톨릭 지성(First Things)'의 소식을 오피니언란에 연재합니다. 한국 가톨릭 교회의 변화와 북한 동포를 위해 기도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 편집위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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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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