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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군이 기존의 고가 미사일 방어 체계를 대체하거나 보완하기 위해 대량의 저비용 요격 드론을 실전에 투입하며 전쟁 방식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미군은 중동 전선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검증된 드론을 대규모로 배치해,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에 보다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미국 육군 장관 댄 드리스콜에 따르면, 미군은 중동 지역에 약 1만 대의 ‘메롭스(Merops)’ 요격 드론을 운송해 실전에 배치하고 있다.
이 드론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실전 검증을 거친 무기 체계로, 적의 드론을 직접 추적해 요격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드리스콜 장관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동 군사 작전을 시작한 지 불과 5일 만에 이 드론들이 전장에 투입되었다고 밝혔다.
‘메롭스’는 대량 생산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무기다. 이 프로젝트는 구글의 전 최고경영자인 에릭 슈미트가 지원하는 국방 기술 프로그램에서 추진됐다.
이 드론의 가장 큰 특징은 압도적으로 낮은 비용이다. 이는 이란이 대량 운용하는 드론보다도 저렴하다. 샤헤드 드론은 최소 2만 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즉, 미군이 메롭스 드론으로 이란 드론을 요격할 경우 적이 사용하는 공격 무기보다 더 싼 방어 수단을 활용하게 되는 셈이다.
이 전략은 기존 방공 체계와 비교하면 훨씬 극적인 차이를 보여준다. 즉, 이란이 수만 달러짜리 드론을 발사할 때마다 수백만 달러짜리 미사일로 대응하는 기존 방식은 군사적으로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미군은 메롭스 외에도 다양한 대드론(counter-UAV) 무기를 중동 전선에 배치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RTX사가 개발한 Coyote drone interceptor가 있다. 이 드론은 적 드론을 탐지해 충돌 방식이나 폭발 방식으로 파괴하도록 설계됐다.
또한 미국 육군은 Perennial Autonomy가 제작한 ‘범블비’ 쿼드콥터 드론도 배치했다. 이 드론은 폭발물을 장착해 적 드론을 추적한 뒤 근접 폭발로 파괴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원래는 이동 목표를 공격하기 위한 무기로 개발됐지만,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대드론 작전에도 활용되며 실전 검증을 거쳤다.
미군은 드론 중심 전쟁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 구조까지 바꾸고 있다. 올해 1월 미 육군은 펜타곤 산하에 테스크 포스 401을 신설했다. 이 조직은 약 520만 달러 규모 계약을 통해 ‘범블비’ 드론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드론 무기 체계의 연구-개발-조달-실전 투입을 동시에 수행하는 전담 조직을 꾸린 셈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전쟁의 경제 구조 자체를 바꾸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지금까지 중동에서의 미사일 방어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 구조였다. 그러나 저가 요격 드론이 대량으로 배치될 경우, 고가 미사일 방어 체계 의존도 감소, 드론 대 드론 공중전 확대, 대량 생산 기반의 ‘소모전’ 전략 등장 등과 같은 변화가 예상된다.
결국 전쟁의 승패는 “누가 더 비싼 무기를 갖고 있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싸고 많이 생산할 수 있느냐”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시작된 드론 혁명이 이제 중동 전선으로 확산되면서, 21세기 전쟁의 새로운 양상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안·희·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