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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산하 학생조직이 결성 80주년을 기념하며 대규모 문화공연을 열었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결코 단순한 문화행사로만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민족성 계승’과 ‘전통 계승’을 강조하는 행사였지만, 실제로는 북한 체제와 총련 조직을 정당화하는 정치적 선전 행사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총련 매체에 따르면 재일본조선류학생동맹(류학동)은 지난 2월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결성 80주년 기념 종합문화공연 ‘앞으로’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총련 간부들과 류학동 조직원, 재일동포 등 약 500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연은 류학동의 역사와 활동을 찬양하는 내용으로 구성됐으며, ‘민족성 교육’과 ‘전통 계승’을 강조하는 메시지가 중심을 이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사가 단순한 학생 문화행사가 아니라 북한 체제 선전과 조직 결속을 위한 정치적 행사라는 점을 지적한다. 실제로 류학동은 북한과 긴밀히 연결된 총련 조직의 핵심 학생단체로, 재일조선학교와 연계해 북한식 역사관과 체제 인식을 교육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민족성 교육’이라는 이름의 정치 교육
류학동의 전신은 1945년 결성된 재일본조선학생동맹(조학동)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매체는 이를 ‘조국 해방 이후 민족교육을 위한 학생운동의 전통’으로 설명하지만, 일본과 한국의 안보·교육 전문가들은 이 조직이 사실상 북한의 대외 조직망 일부로 기능해 왔다고 평가한다.
특히 류학동은 일본 대학에 재학 중인 재일조선 학생들을 조직화해 북한의 역사관과 정치 이념을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는 분석이 많다. 북한 정권의 정책이나 지도부를 긍정적으로 선전하는 활동이 포함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번 공연 역시 ‘자랑찬 전통’과 ‘투쟁의 역사’를 강조하며 류학동의 활동을 미화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는데, 이는 북한이 해외 조직을 통해 체제 정당성을 유지하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조총련 조직 결속용 행사
또 다른 문제는 이러한 행사가 총련 조직 결속을 위한 정치적 상징 행사로 활용된다는 점이다. 총련은 오랫동안 북한의 사실상 해외 정치 조직으로 기능해 왔으며, 일본 내에서 북한 정권을 지지하는 활동을 벌여왔다.
이번 행사에도 총련 중앙과 지방본부 간부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는 단순한 학생 문화행사가 아니라 총련 조직 전체의 결속을 다지는 정치적 행사였음을 보여준다.
특히 최근 북한 내부 경제난과 국제적 고립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해외 조직의 충성도와 결속을 강조하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해외 친북 단체를 통해 체제 지지 기반을 유지하고 대외 선전을 이어가는 전략을 지속해 왔다.
‘문화’로 포장된 북한 체제 선전
결국 문제의 핵심은 이러한 활동이 ‘문화’와 ‘민족성’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선전이라는 점이다. 공연과 문화행사는 겉보기에는 평화롭고 무해해 보이지만, 그 내용과 메시지는 특정 정치 체제를 정당화하고 조직 결속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특히 재일동포 청년들이 이러한 조직 활동을 통해 북한 체제 선전에 노출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한 대북 전문가 는 “류학동 같은 조직은 단순한 학생단체가 아니라 북한과 연결된 정치 조직의 성격을 갖는다”며 “문화행사라는 형식을 취하지만 실제로는 체제 선전과 조직 결속이 핵심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시대와 동떨어진 선전 방식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 문제와 체제 폐쇄성을 강하게 비판하는 상황에서, 해외 조직을 통한 체제 찬양 행사가 이어지는 모습은 시대와 동떨어진 선전 방식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북한 정권이 자국 주민의 자유와 권리를 억압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해외에서 이를 미화하는 활동이 계속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결국 류학동 80주년 공연은 단순한 문화행사가 아니라 북한 체제를 미화하고 총련 조직을 결속시키기 위한 정치적 이벤트라는 평가가 많다.
‘전통’과 ‘민족성’이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이러한 정치적 의도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일본사회가 이를 계속 용인할지 두고 볼 일이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