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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질된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왼쪽)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 출범 이후 처음으로 각료를 교체하며 국토안보 정책 라인의 정비에 나섰다. 논란의 중심에 있던 국토안보부 장관을 전격 교체한 이번 조치는 중동 군사작전과 국내 정치 환경이 맞물린 가운데 나온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국토안보부 장관인 크리스티 놈을 경질하고 새로운 역할로 이동시킨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현직 장관이 교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놈 장관은 국경 문제를 포함해 많은 성과를 냈다”고 평가하면서도, 그를 서반구 안보 구상인 ‘아메리카의 방패’ 특사로 이동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워싱턴 정가에서는 사실상 문책성 인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올해 초 미네소타주에서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이 쏜 총에 미국 시민 두 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특히 놈 장관이 사건 직후 사망자를 “국내 테러리스트”라고 규정한 발언은 여론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여기에 더해 국토안보부가 고가의 전용기를 구매한 사실이 알려지며 정치적 부담이 더욱 커졌다. 미 해안경비대는 지난해 연방정부 셧다운 상황 속에서도 걸프스트림 G700 제트기 2대를 약 1억7,200만 달러에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장거리 지휘통제용이라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내부 공간과 편의시설이 지나치게 호화롭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또한 약 2억2천만 달러가 투입된 국경 보안 광고 캠페인 역시 논란이 됐다. 광고에는 놈 장관이 말을 타는 장면이 등장해 “정치적 홍보물”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 경질은 미국이 현재 이란을 상대로 대규모 군사작전 ‘장대한 분노(Epic Fury)’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이 작전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동으로 진행 중인 중동 군사작전으로, 이란 정권 핵심 인사 제거와 군사시설 타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본토에 대한 테러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국토안보 책임자를 교체하는 것은 이례적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 리스크보다 국내 정치 부담을 우선적으로 고려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민주당이 하원에서 놈 장관 탄핵 추진까지 언급하며 압박을 가해왔고,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논란을 조기에 차단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국토안보부 예산을 둘러싼 의회 갈등 속에서, 인사 교체가 예산 협상 돌파구가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임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인 마크웨인 멀린을 지명했다. 오클라호마 출신인 멀린 의원은 하원에서 10년, 상원에서 3년을 활동한 정치인이자 전직 무패 MMA(이종격투기) 선수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멀린을 “마가(MAGA) 운동의 전사이자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추진할 용기와 지혜를 갖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국경을 안전하게 지키고 불법 이민 범죄와 마약 유입을 막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멀린은 상원 인준을 거쳐야 공식 장관으로 취임할 수 있지만, 그 이전에도 장관 직무대행 형태로 국토안보부 업무를 지휘할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인사가 트럼프 행정부의 국경·이민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정치적 부담을 정리하려는 전략적 조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안·두·희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