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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여정 총무부장이 현송월과 함께 저격총을 조준하고 있는 모습 |
김여정이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을 맡은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당 총비서 김정은의 여동생이자 최측근으로 활동해온 그녀가 ‘지시 하달의 길목’을 틀어쥐면서 당내 권력 지형이 한층 더 ‘로열패밀리’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28일 김정은이 전날 당 중앙위원회 본부에서 주요 지도간부들과 군사 지휘관들을 만나 국방과학원이 새로 개발한 신형 저격수 보총을 선물했다고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김여정을 ‘당중앙위원회 총무부장’으로 호명하면서 그의 직책이 처음 공개됐다.
‘문서·지시·집행’ 총괄…총무부의 위상
노동당 총무부는 총비서의 방침과 지시를 전 당 조직에 전파하고, 관련 문서를 관리·통제하는 핵심 부서로 알려져 있다. 당내 모든 공식 문서의 실무 관리와 집행 상황 점검 역시 총무부의 역할이다. 사실상 김정은의 의중이 당 전반에 전달되는 관문을 책임지는 자리다.
전문가들은 총무부장이 총비서와의 접근성이 매우 높다는 점에 주목한다. 김정은의 지시가 일괄적으로, 그리고 신속하게 전달되도록 관리하는 것이 업무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김여정이 이 자리를 맡았다는 것은 단순한 승진을 넘어, 당 운영 전반에 대한 실질적 영향력을 확보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동안 그는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 대남·대미 담화를 총괄하며 ‘김정은의 입’ 역할을 수행해왔다. 이번 당 9차 대회에서 장관급인 노동당 부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총무부까지 책임지게 되면서, 당·정·군을 연결하는 통제 축에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간부진에 ‘저격소총’ 선물…충성 결속 메시지
이번 행사에서 김정은은 간부 한 명 한 명에게 무기 증서를 직접 수여하고 사격장에서 함께 사격하며 결속을 다졌다. 통신은 이 소총이 김정은이 “개인적으로 특별히” 준비한 선물이자 간부들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의 표시”라고 전했다.
수여 대상에는 정치국 상무위원을 비롯해 중앙군사위원, 무력기관 주요 지휘관, 인민군 대연합부대장, 호위부대 지휘관 등이 포함됐다. 김정은은 “우리 위업의 승리적 전진을 위해 직책상의 의무를 책임적으로 수행해달라”고 당부했고, 간부들은 “일심충성”을 맹세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공개한 신형 저격소총이 오스트리아의 Steyr Arms가 생산하는 SSG 08 저격총을 일부 변형한 모델과 유사하다고 분석한다. 대외 제재 상황 속에서도 첨단 저격무기 체계를 과시함으로써 군 지휘부의 충성 경쟁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해석이다.
‘김정은 시대’의 권력 집중 가속
9차 당대회를 계기로 당 원로들이 퇴진하고 젊은 간부진이 전면에 등장한 가운데, 김여정의 총무부장 기용은 ‘김정은 시대’의 권력 구조가 혈연 중심으로 더욱 응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총무부를 통해 지시 체계를 장악한 김여정 그리고 군 지휘부에 대한 무기 선물로 다져진 충성 결속. 이는 대내적으로는 체제 보위 의지를 강화하고, 대외적으로는 권력 승계의 안정성을 과시하려는 복합적 메시지로 읽힌다.
결국 이번 인사와 행보는 김정은 1인 체제를 넘어 ‘가족 중심 통치’의 제도화를 가속하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김·도·윤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