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 르포] '와우봉호'에 승선하려면?
  • - “대동강 위의 호화 유람선, 관광이 아니라 체제 연출이다”
  • 인터넷 캡쳐
    인터넷 캡쳐

    민족의 명절인 설날이 지났는데요. 북한주민들로 추운 날씨속에 민족의 명절을 잘 보내셨기를 바랍니다.

    최근 북한이 대동강에 띄운 호화 유람선 ‘와우봉호’는 단순한 관광 인프라 확충을 넘어, 체제 선전과 엘리트 소비를 동시에 겨냥한 상징적 사업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선상 결혼식이 가능한 연회장, 대형 전광판과 조명·난방 설비, 그리고 선체 측면에 내걸린 구호성 문구는 ‘인민의 문화생활 향상’이라는 북한식 담론을 시각적으로 구현하고 있는데요.

    많은 북한 관련 전문가들은 이를 남포시와 대동강 일대를 관광자원으로 포장하려는 시도이자, 경제난 속에서도 ‘잘사는 북한’을 연출하려는 선전 정치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외부 인사 참관 코스이자 체제 자랑물로 활용돼 온 서해갑문과의 연계는 이 유람선의 정치적 성격을 더욱 분명히 하고 있는데, 북한은 오늘 이 시간, 대동강에 띄우려는 호화 유람선 ‘와우봉호’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와우봉호’ 건조를 어떻게 보시는지, 그리고 이런 모습을 단순한 관광사업으로 볼 수 있을까요?

    - 먼저 결론을 말씀드리면 단순한 관광사업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와우봉호’는 관광 인프라라는 외피를 쓰고 있지만, 실제로는 체제 선전과 엘리트 소비 공간의 확장이라는 성격이 강합니다.

    선상 결혼식, 대형 전광판, 화려한 조명은 일반 주민의 일상과는 거리가 멉니다. 이는 ‘인민을 위한 나라’라는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한 상징적 시설에 가깝다고 하겠는데요. 몇해전에는 대동강에서 보트를 타고 자본주의식 결혼문화를 즐기던 일부 평양시 신혼부부들이 호되게 당국의 단속을 받았던 것을 생각하면 앞뒤가 안맞는 것이죠.

    2. 방금 말씀하셨다시피 와우봉호는 선상 결혼식까지 가능한 유람선이라는 점이 강조됩니다. 이 지점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 북한에서 결혼식은 체제 선전의 중요한 무대입니다. 선상 결혼식은 ‘문명사회’, ‘문화사회’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연출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이런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계층은 극히 제한적입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선상 결혼식은 아니었지만 신혼부부가 모터보트를 타고 와인 등을 마시던 결혼문화를 일부 평양시민들이 누렸는데요. 이것이 타주민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하고, 자본주의 퇴색문화라해서 철퇴를 맞은 바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런 계획들은 평범한 주민을 위한 복지가 아니라, 특권층의 소비를 ‘인민 전체의 성과’로 포장하는 기만술인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인터넷 캡쳐
    자본주의 퇴색문화를 비판하는 북한 방송 - 인터넷 캡쳐

    3. 유람선 외벽에 걸린 “내 나라 제일로 좋아!”라는 문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 이 문구는 전형적인 자기찬양형 선전 구호입니다. 관광시설에까지 구호를 부착하는 것은, 휴식과 여가조차 이념의 틀 안에 가두려는 시도입니다. 얼마나 이런 선전 구호를 주민들에게 또는 외부에게 알리고 싶은지 북한당국은 이런 방식이 유치하다는 생각조차 못하는 것입니다.

    자연 경관이나 시스템으로 저절로 탄성이 나오게끔 해야하는데, 북한은 이런 것을 상상할 수 없는 것이죠. 그래서 체제 충성 메시지를 아무런 거리낌없이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데요. 이런 차원에서 유람선은 관광상품이라기보다 ‘떠다니는 선전물’에 가깝다고 하겠습니다.

    4. 남포시와 대동강 일대를 관광지로 만들려는 전략은 현실성이 있습니까?

    - 상당히 제한적입니다. 북한이 남포를 서해 관문이자 관광 거점으로 키우려는 의도는 분명하지만, 관광의 핵심은 접근성과 개방성입니다. 북한의 여러 관광지를 돌아보면 쉽게 확인이 가능합니다.

    러시아 관광객 유치로 전락한 원산 송도 유원지 등이 그 한 예가 되겠구요. 이같은 제재와 통제, 외화 결제의 제약 속에서 대규모 관광 수요를 창출하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이는 외화벌이보다는 내부 과시와 대외 홍보에 더 무게가 실린 전략입니다.

    대동강의 원형 보트  인터넷 캡쳐
    대동강의 원형 보트 - 인터넷 캡쳐

    5. 과거부터 북한이 자랑해온 서해갑문과의 연계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 서해갑문은 북한이 외부 인사에게 보여주고 싶어 하는 대표적 ‘체제 성과물’입니다. 유람선이 이 구간을 오간다는 설정 자체가, 기존 선전 자산에 새로운 볼거리를 덧붙이려는 의도입니다. 이는 새로운 산업을 창출했다기보다, 기존 선전 코스를 재활용·업그레이드한 것에 가깝습니다.

    그러면서 이를 내부로 돌려 북한주민들의 선상 결혼식 등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서, 인민들이 문화복지의 혜택을 누린다고 선전하는 것이죠.

    6. 이런 호화 유람선이 북한 주민들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요?

    - 저는 거의 없다고 봅니다. 대다수 주민은 여전히 식량·난방·의료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호화 유람선은 삶의 질 향상보다 체제와 현실의 괴리를 더 선명하게 드러낼 가능성이 큽니다.

    ‘대동강의 불빛’은 밝을지 몰라도, 대부분의 북한주민들은 밤에는 불빛이 없어 돌아다니지도 못하는 실정이고, 고층아파트 승강기는 멈췄다 섰다를 반복하고 있죠. 결과적으로 호화 유람선이 북한 주민들의 삶 전체를 비추지는 못한다는 것입니다.

    * 한반도 르포에서는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의 KBS한민족방송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상황과 북한내부의 인권문제를 다룰 예정입니다.
  • 글쓴날 : [26-02-23 09:21]
    • 리베르타임즈 기자[libertimes.k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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