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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언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 협상과 관련해 “한 달”이라는 시한을 거론하며 합의가 불발될 경우 “충격적인 상황(traumatic situation)”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군사적 압박과 대화를 병행하는 이른바 ‘투트랙’ 전략을 분명히 하면서, 중동 정세는 다시 긴장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합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매우 충격적인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며 이란을 향해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는 “나는 원하는 만큼 그들과 대화할 것이고, 협상이 가능한지 지켜볼 것”이라면서도 “불가능하다면 우리는 2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2단계는 그들에게 매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협상 타임라인에 대해서는 “아마도 한 달 안”이라고 언급해 사실상 단기 시한을 제시했다. 이는 협상에 속도를 내라는 공개적 압박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8개월 만에 재개한 이란과의 핵 협상에서 외교적 접촉을 유지하는 동시에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U.S.디펜스는 이미 중동 지역에 항공모함 전단을 전개한 데 이어, 추가 항모 전단 파견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이 두 번째 항모 전단을 중동에 배치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보도를 자신의 SNS에 직접 공유하며 사실상 군사적 압박이 현실적 선택지임을 시사했다. 외교적 협상을 지속하되, 협상 결렬 시 강경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동시에 발신한 셈이다.
이란 내부 상황도 변수다. 이란 당국은 지난 1월 대규모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강경 진압과 인터넷 차단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약 6천 대의 위성 인터넷 단말기를 이란에 은밀히 반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 단말기가 반정부 세력의 통신을 지원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국이 물밑에서 이란 내부 저항 움직임을 지원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이란의 “미국 배후설”을 부인해왔지만, 이번 보도는 대이란 압박 전략이 군사·외교뿐 아니라 정보·통신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 정치 현안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의 개인 비리 혐의 재판과 관련해 사면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츠하크 헤르조그 대통령이 사면권을 행사하지 않는 데 대해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고 비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 이란 핵시설 공습 과정에서 미국과 긴밀히 공조했으며, 최근에도 워싱턴을 방문해 이란 핵 협상 문제를 논의한 바 있다.
이번 발언은 단순한 수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한 달’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한은 협상에 속도를 내기 위한 압박 카드이자, 결렬 시 군사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이란이 핵 활동의 범위와 국제 사찰 수용 문제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그리고 미국이 ‘2단계’로 언급한 조치가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따라 중동 정세는 다시 한 번 격랑 속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협상 테이블과 항모 전단이 동시에 움직이는 현재의 국면은, 외교와 힘의 정치가 교차하는 전형적인 시험대가 되고 있다.
안·희·숙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