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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의 비밀 핵실험 의혹을 공식 제기하며, 미·중·러 3국이 얽힌 군비통제 체제가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미국은 중국이 핵무기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경고하는 한편, 러시아와 중국을 모두 포함하는 새로운 다자 군비통제 협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국 군비통제 담당 차관은 7일 제네바 유엔 본부에서 열린 군축 협상 회의에서 “미국 정부는 중국이 2020년 비밀리에 핵실험을 실시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실험이 수백 톤 규모의 준비 과정을 수반했으며, 중국군이 지진 감시 체계를 교란하는 방식으로 국제사회의 감시를 회피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측에 따르면 문제의 핵실험은 2020년 6월 22일에 이뤄졌다.
이 같은 발언은 과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중국의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나온 가장 구체적인 공식 주장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핵실험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으나 성격과 시점에 대해서는 상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지금까지 이러한 의혹을 전면 부인해 왔다.
미국은 동시에 다자 핵위협 환경을 강조하고 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더 이상 단일 핵강국과의 양자 조약만으로는 안보를 담보할 수 없는 시대에 들어섰다”며, 2030년까지 중국이 1,000기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에 대해 중국 측 전문가는 중국 공산당이 현 단계에서 미·러 군비통제 협상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중국의 핵탄두 수가 약 600기에 불과해 미국과 러시아(각각 약 4,000기)에 비해 현저히 적다고 반박했다.
제네바 회의에서 영국과 프랑스도 잇따라 우려를 표명했다. 영국은 중국의 핵무기 증강이 새로운 핵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며 “핵무기 통제의 새로운 시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프랑스 역시 기존 핵 규범이 전례 없이 약화된 상황에서 핵보유국 간 합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러시아는 대화 의지를 내비쳤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현행 군비통제 체제의 만료 이후에도 미국과 조속히 협상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며, 어떠한 상황에도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 역시 새로운 군비통제 협정에는 중국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1세기의 실질적 군비통제는 중국을 배제하고는 불가능하다”며, 중국 핵전력의 규모와 성장 속도를 핵심 이유로 들었다.
백악관도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핵 군비통제의 향후 방향을 결정하고 적절한 시점에 이를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군비통제 협상이 과거보다 훨씬 복잡해졌다고 진단한다. 러시아가 ‘부레베스트니크’ 순항미사일과 ‘포세이돈’ 수중 핵무기 등 신형 전략무기를 개발하는 가운데, 일부 전술핵과 신형 시스템은 기존 군비통제 체제의 적용 대상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비밀 핵실험 의혹을 계기로, 냉전 이후 유지돼 온 핵질서가 다자 경쟁 구도로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국제사회가 새로운 핵무기 통제 틀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장·춘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