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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캡쳐 |
북한 당국이 대동강맥주공장의 새 품종 개발 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질은 세계와 경쟁하고 품종은 더 풍부하게’라는 구호는 화려하지만, 정작 북한 주민 다수의 삶과는 동떨어진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조선중앙통신은 3일 대동강맥주공장이 9번부터 13번까지 새로운 맥주 품종을 개발해 인민들의 기호를 충족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엑스(영양물질) 함량이 12도라는 점, 과일맥주·밀맥주 등 다양한 종류를 내놓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나 이러한 보도는 북한 경제의 구조적 현실을 의도적으로 가린 전형적인 ‘전시용 성과 과시’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북한 매체는 대동강맥주를 “인민들이 즐겨찾는 대중음료”로 묘사하지만, 실제로 맥주는 여전히 평양과 일부 특권층 중심으로 소비되는 제한적 상품이다. 지방 주민이나 저소득층에게는 가격과 유통망 모두에서 접근이 쉽지 않다.
‘인민의 요구를 첫자리에 놓았다’는 표현은 선전용 수사에 가깝고, 식량과 생필품 부족에 시달리는 다수 주민의 현실과는 큰 괴리가 있다.
새로운 맥주 품종 개발이 가능했다면, 이는 오히려 북한 경제의 왜곡된 자원 배분을 보여준다. 만성적인 곡물 부족과 외화난 속에서도 맥주 품종 확대에 자원을 투입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선택인지 의문이다. 제재 환경 속에서 안정적인 원료 조달과 장기적인 생산 유지가 가능한지도 명확하지 않다.
북한은 대동강맥주가 해외에서도 인기를 끈다고 주장해왔지만, 국제 시장에서의 객관적 평가나 지속적인 수출 성과는 확인된 바 없다. 오히려 ‘세계와 경쟁’이라는 표현은 내부 결속을 위한 상징적 구호에 가깝다.
세계 맥주 시장의 기준은 품질뿐 아니라 유통, 브랜드 신뢰, 투명한 생산 환경에 있는데, 북한의 폐쇄적 시스템은 이 모든 요소와 거리가 멀다.
대동강맥주 품종 개발 보도는 북한 당국이 경제난과 민생 위기를 희석시키기 위해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전형적인 방식이다. 화려한 제품 이야기로 ‘문명생활’을 강조하지만, 그 이면에는 식량난, 에너지 부족, 지역 간 격차라는 구조적 문제가 여전히 방치돼 있다.
결국 이번 보도는 북한 경제가 얼마나 ‘보여주기식 성과’에 의존하고 있는지를 다시 한 번 드러낸다. 맥주의 품종이 아무리 늘어나도, 그것이 주민 다수의 삶을 개선하지 못한다면 ‘세계와 경쟁’이라는 구호는 공허한 선전에 불과하다.
김·성·일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