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 르포] ‘새로 일떠선 강계동물원’ 선전의 허상
  • - 주민 생활과 동떨어진 전시용 건설 현장
    - 열악한 관리, 부족한 먹이.. 동물도 선전도구
  • 평양 중앙동물원 전경  인터넷 캡쳐
    평양 중앙동물원 전경 - 인터넷 캡쳐

    북한은 최근 자강도 강계시에 새 동물원을 건설했다며 대대적인 선전 보도를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실제 주민 생활과는 거리가 먼 ‘전시용 성과’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기사에 따르면 외산지구 산비탈에 맹수사, 사슴사, 파충관 등을 세우고 수십 종, 백수십 마리의 동물을 들여왔다는 것인데, 이같은 보도는 북한 당국의 늘 반복되는 ‘성과 선전’의 전형적 사례에 불과하다는 지적입니다. .

    북한이 직면한 현실은 식량난과 전력난, 기초 의약품 부족이고, 농민들은 여전히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으며, 도시 주민들은 하루하루 생계를 위해 장마당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동물원 건설’은 주민 생활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전시행정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북한은 오늘 이 시간 강계동물원 건설의 의미와 한계를 짚어보겠습니다.

    1. 북한 매체들이 강조하는 ‘강계동물원 건설 성과’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 북한은 체제의 정당성을 과시하기 위해 끊임없이 ‘성과’를 만들어내려 합니다. 동물원 건설도 바로 그 연장선인 것이죠. 주민 생활에 필수적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인민의 기쁨을 위해”라는 정치적 수사를 덧붙여 지도자의 업적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이는 북한 특유의 ‘성과 선전’ 패턴의 전형적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2. 실제 주민들의 생활과 비교했을 때, 이러한 동물원 건설과는 어떤 괴리가 있는가요?

    - 주민들이 당장 원하는 것은 식량, 전력, 의약품과 같은 기본적 생존 자원입니다. 그러나 정권은 이를 해결하기보다 동물원 같은 ‘보여주기식 건설’에 자원을 투입합니다. 즉, 주민들의 실제 삶과는 전혀 무관한 ‘행정적 쇼’가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체제의 우선순위가 어디에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데요.

    진돗개를 전시하고 있는 북한 동물원  인터넷 캡쳐
    진돗개를 전시하고 있는 북한 동물원 - 인터넷 캡쳐

    또한 북한 동물원의 실태는 열악한 관리와 부실한 사육환경으로 국제 사회에서 꾸준히 문제 제기되어 왔습니다. 동물원 하나 운영하는데 엄청난 자원이 소요됩니다. 충분한 먹이와 치료, 적정한 사육 공간 없이 동물을 전시용으로만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들이죠..

    이번 강계동물원도 ‘산간지대 특성’에 맞췄다고 하지만, 이는 동물을 위한 고려가 아니라 정치 선전에 맞춘 문구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습니다.

    3. 북한 동물원의 관리 실태는 국제적으로도 문제가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번 강계동물원도 같은 문제를 안고 있을까요?

    - 그렇습니다. 북한 내 동물원은 기본적으로 열악한 사육 환경, 부족한 먹이와 치료, 비좁은 우리 등으로 줄곧 비판받아 왔습니다. 강계동물원 역시 ‘산간지대 특성에 맞게 지었다’고는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대로 구호일 가능성이 크구요. 결국 동물조차 선전의 도구로 전락하는 셈인데, 그나라의 동물원을 보면 그나라의 경제규모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비용들이 들어갑니다.

    실제 북한은 관광객도 없는데 누가 동물원을 구경하러 갈 것이며, 구경하러 비용을 내고 오는 사람들도 없는데 동물들에게 제대로 관리비용을 사용할지 의문인게 사실입니다.

    4. 이런 건설 사업은 북한 정권의 통치 방식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 북한은 정책의 실질적 효과보다는 정치적 상징성을 우선시합니다. 주민들의 생활 개선보다는 ‘성과 과시’를 통해 체제의 위신을 세우려는 것입니다. 동물원 건설은 “우리도 다른 나라처럼 동물원도 있고 머도 있고 머도 있고 그렇게 잘 살고 있다”는 메시지를 대내외에 전달하기 위한 전형적인 선전 도구라 할 수 있습니다.

    강계 동물원 건설 현장  인터넷 캡쳐
    강계 동물원 건설 현장 - 인터넷 캡쳐

    5. 그렇다면 북한 주민들은 이런 선전에 어떻게 반응할까요?

    - 주민들도 이러한 선전의 허상을 잘 알고 있습니다. 굶주림과 전력난을 겪는 사람들이 동물원 건설 소식을 보며 진정한 기쁨을 느낄 가능성은 낮습니다. 오히려 “쓸데없는 데 자원을 낭비한다”는 불만이 내심 쌓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개적으로 표현하기 어려우니, 체제와 주민들 사이 괴리는 더 깊어지는 구조입니다.

    6. 이번 사례가 보여주는 북한 체제의 본질적 문제는 무엇일까요?

    - 핵심은 ‘인민 사랑’이라는 구호와 실제 정책 사이의 괴리입니다. 북한은 끊임없이 주민 중심, 인민사랑을 외치지만, 정작 정책은 주민 삶을 개선하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습니다.

    동물원 건설처럼 전시적 사업에 집착하는 태도는 체제 유지 논리에 사로잡힌 북한의 구조적 한계를 잘 보여줍니다. 이는 앞으로도 북한의 ‘성과 선전’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결국 강계동물원 건설은 북한이 주민 복지를 외면한 채 정치 선전에 자원을 투입하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며, 이는 체제의 본질적 취약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 할 수 있겠습니다.

    * 한반도 르포에서는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의 KBS한민족방송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상황과 북한내부의 인권문제를 다룰 예정입니다.
  • 글쓴날 : [25-09-15 10:27]
    • 리베르타임즈 기자[libertimes.k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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