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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조선신보 83 |
일본 조선신보는 최근 평양 보통강변의 빙상관 개건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문명의 새시대에 걸맞는 복합체육문화기지”라고 치켜세웠다.
전광판, 색조명, 투영기, 연수 처리 등 기술적 장치를 나열하며 세계적 수준을 능가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실제 주민들의 생활현실과는 거리가 먼 또 하나의 과시용 정치 선전일 뿐이다.
신보는 빙상관이 “빙상경기, 농구·배구, 예술공연까지 가능한 다기능 공간”으로 변모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정작 주민들은 전기와 연료 부족으로 일상생활조차 불안정하게 유지한다.
국제경기 수준의 시설을 자랑하지만, 대다수 주민은 한 번도 발을 들여놓지 못할 ‘특권 공간’에 불과하다. “몇 시간 만에 전환 가능하다”는 설명도 전력난과 기계 가동률을 감안하면 실효성이 의문이다.
또한 신보는 “김정은 원수님의 정력적인 지도”를 반복적으로 언급하며 빙상관 개건을 그의 업적으로 포장한다. 이는 북한의 모든 건설·문화 프로젝트가 결국 ‘수령 업적’ 선전에 동원됨을 보여준다. 체육과 문화가 주민들의 건강과 여가를 위한 공공적 성격을 잃고, 권력 우상화의 무대가 되어버린 것이다.
빙상관에서 ‘연수를 이용해 얼음 질을 최상으로 보장한다’거나 ‘전기와 물 소비가 줄어 경제적’이라는 주장은 실상과 배치된다. 북한은 여전히 만성적인 전력난과 식수난을 겪고 있다.
주민들은 하루 한 끼 식량조차 확보하기 어렵다는데, 정권은 빙상관에 들어가는 전력·자원을 낭비하며 “경제성”을 운운하는 것이다.
조선신보는 평양을 “사회주의 문명이 만발하는 세계적인 이상도시”로 묘사한다. 그러나 농촌 지역은 여전히 물 부족, 비위생적인 주거환경, 열악한 교통·보건 서비스에 시달린다. 화려한 전광판과 얼음판 뒤에는 빈곤한 농민과 장마당에 의존하는 도시 서민들의 고단한 삶이 가려져 있다.
빙상관 개건은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체육문화 사업이 아니라, 체제 과시와 김정은 개인숭배를 위한 선전 도구다.
전력난·식량난 해결보다 보여주기식 건물 개건을 우선시하는 북한식 ‘문명’은, 결국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한 허울뿐인 무대장치에 지나지 않는다.
강·동·현 <취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