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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캡쳐 - 노동신문 83 |
북한 노동신문은 최근 기사에서 “새 농촌마을들의 풍치가 더욱 아름다워지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수십만 그루의 나무와 꽃관목이 심어졌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기사에 따르면 평양시, 평안북도, 황해북도, 함경남북도 등지에서 농촌주택 주변과 마을 길가에 다양한 나무와 과일나무가 조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보도는 북한 당국의 전형적인 “외양 치장식 선전”으로, 농민들의 실제 삶과는 거리가 멀다.
북한은 오랫동안 “사회주의 리상촌” 건설을 내세우며 주택 신축, 조경 사업을 선전해왔다. 그러나 실제 농촌 주민들은 식량 부족, 비료와 농기계 결핍, 그리고 장기적인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나무와 꽃이 심어져 외형은 단장되었을지 몰라도, 내부는 여전히 낡은 생활용수 시설, 불안정한 전기 공급, 의료·교육 인프라 부족으로 고통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화정서생활”을 누리라는 구호는 있지만 정작 주민들이 하루 한 끼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현실은 철저히 가려져 있다.
북한의 ‘나무심기’ 사업은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아니라 당과 행정기관의 지시로 동원되는 강제노동의 성격이 강하다. 농사철 바쁜 시기에도 주민들은 생산보다 “경관 조성”에 불려 나가고, 심은 나무가 제대로 살아남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사름률 제고’라는 표현까지 동원되지만 실제 관리 인력이나 자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결국 주민들에게는 “새 나무 심기”가 또 다른 부담으로 전가된다.
노동신문이 강조하는 ‘원림록화’와 ‘선경화’는 대외 선전의 중요한 도구다. 주민들의 궁핍한 삶을 가리기 위해 외형적 변화만을 부각하는 것이다.
김정은 정권은 이를 통해 마치 농촌이 “문명하고 아름다운 사회주의 화원”으로 변모하는 것처럼 국제사회에 보여주려 하지만, 실제로는 농민들의 생활고가 개선되지 않은 채 정치적 치적 홍보에만 이용되고 있다.
북한 당국은 나무와 꽃을 심었다는 사실을 ‘당의 은정’으로 포장하며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한다. 그러나 주민들이 절실히 원하는 것은 조경이 아니라 안정된 식량 공급, 의료 서비스, 자율적인 삶이다.
진정한 농촌 진흥은 구호와 외형이 아니라 주민들의 생활 여건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노동신문이 자랑하는 “20만 그루의 나무”는 북한 농민들의 삶을 바꾸는 힘이 아니라, 또 하나의 ‘푸른 거짓말’일 뿐이다.
김·도·윤 <취재기자>